제23화
여미주가 막 날카롭게 쏘아붙이려던 찰나 멀지 않은 곳에서 진우진의 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포레스트는 본가와 달라요. 여기 안주인은 우리 와이프고 어머니의 말은 여기서 먹히지 않아요.”
도란영이 황급히 여미주의 팔을 놓고 돌아서서 깍듯하게 인사했다.
“도련님.”
진우진은 여미주에게 천천히 걸어가 눈을 마주했다.
여미주의 눈빛이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문을 쾅 하고 닫아버리더니 남의 일인 듯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진우진은 그마저 내쫓아버린 문을 빤히 노려봤다. 얼굴이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도란영이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도련님, 저희는 큰 사모님께서 본가에서 보낸 가정부들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을 잘 모시겠습니다.”
진우진의 태도는 퉁명스럽기만 했다.
“포레스트엔 본가 사람이 필요 없어요. 가정부는 내가 직접 알아볼 테니까 돌아가서 어머니한테 전해요. 쓸데없는 일에 끼어들지 말고 건강이나 잘 챙기라고.”
“도련님...”
“당장 나가요.”
도란영은 한 번 더 설득하려 했지만 진우진의 기분이 좋지 않은 걸 보고는 조용히 짐을 끌고 떠났다.
진우진이 전자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만국에서 날아온 국제 메시지였다.
배석우:[진우진 씨, 나 다음 주에 귀국할 예정인데 우진 씨가 조종하는 비행기에 탈 영광을 누려도 될까요?]
진우진이 간단하게 답장했다.
[가능합니다.]
2분도 안 되어 또 메시지가 왔다.
[3년 만이네요. 미주 씨랑은 잘 지내고 있어요?]
‘미주 씨’라는 세 글자를 빤히 쳐다보던 진우진의 갈색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았다.
한동안 답이 없자 배석우가 조급한 기색을 보였다.
[그때 급하게 떠나느라... 미주 씨 아직도 날 원망하고 있죠?]
진우진이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될 정도로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현관에 노랑 등만 켜져 있었고 그의 긴 속눈썹이 눈 밑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결국 답장을 보내지 않고 몇 통의 문자를 전부 삭제해버렸다.
새벽 4시 반, 하늘이 아직 캄캄했다.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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