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안방 불이 꺼져 있어 진우진의 얼굴 윤곽만 희미하게 보였다. 하지만 말투만으로도 지금 얼마나 기고만장한 표정을 짓고 있을지 상상이 갔다.
“파렴치한 놈.”
여미주가 이를 악물고 욕했다.
진우진은 가슴을 그녀에게 바짝 붙였다. 그러다가 문득 뭔가 떠오른 듯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석주랑 너무 가깝게 지내는 거 아니야? 팔짱도 끼고 벨트도 사주고.”
“내가 당신이랑 문가희가 붙어 다니는 걸 신경 쓸 자격이 없는 것처럼 당신도 내 인간관계를 신경 쓸 자격이 없어.”
말이 끝나자마자 진우진에게서 싸늘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건 위험 신호였다.
“진우진, 안 돼...”
그가 뭘 하려는지 알아챘지만 막을 틈이 없었다.
차가운 실크 잠옷이 순식간에 벗겨졌다. 진우진이 그녀의 목덜미를 살짝 깨물더니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말했다.
“미주야, 나 오늘 기분 진짜 안 좋아. 네가 먼저 불을 질렀으니까 이따가 울면서 빌어도 놓아주지 않을 거야.”
“나쁜 자식!”
진우진이 다시 키스를 퍼부었다. 스킬이 뛰어나 입술을 깨물 틈조차 주지 않았다.
여미주는 두 손이 묶이고 발이 허공에 떴다.
이 남자가 일단 짐승 같은 본성을 드러내면 그녀는 말릴 방법이 없었다.
마음은 그에 대한 증오심으로 불타올랐지만 몸은 점점 통제 불능이 돼갔다.
방 안으로 은은하게 쏟아진 달빛이 얇은 커튼 뒤의 두 그림자를 길고 가늘게 늘어뜨렸다. 바닥의 그림자가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진우진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움직임을 멈추더니 씩 웃었다.
“자기야, 입으로는 싫다고 해도 몸은 참 솔직하네.”
여미주의 코끝에 땀이 맺혔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온몸에 힘이 없어 겨우 말했다.
“날 놔줘.”
진우진이 손목을 풀어 주고 바지를 입혀 주려던 찰나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그의 얼굴로 따귀 한 대가 날아왔다.
따귀 소리가 무겁고 둔탁했다.
여미주는 이미 기운이 바닥나서 세게 때리진 못했지만 그 한 방이 아주 단호했다.
진우진의 온몸이 굳어버렸다.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그녀를 내려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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