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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메뉴가 나오자마자, 송하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스테이크 한 번 먹기가 쉽지 않아요. 강소희 씨, 어서 드세요.” 마치 주인인 양, 친절을 베푸는 모습에 강소희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아무리 강소희가 시어머니 주화영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해도 지금 이 자리에선 어디까지나 김태하의 아내는 그녀였다. ‘송하은, 네가 아무리 예쁜 여주인공이라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손님 대접하는 척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그녀는 식탁 위에 놓인 은빛 포크와 나이프를 조심스레 집어 들었다. 그런데 그보다 김태하가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포크를 살짝 눕히듯 스테이크 위에 고정하고 칼끝을 부드럽게 밀어 넣자 잘 구워진 안심이 결을 따라 조용히 갈라졌다. 고기 속은 은은한 장밋빛을 띠며 촉촉한 육즙을 머금고 있었고 칼날에 묻은 소스가 빛을 받아 은은히 반짝였다. “먹어.” 김태하는 진심으로 사려 깊은 남자였다. 혹시라도 강소희가 스테이크 먹는 법을 몰라서 창피당할까 봐 미리 손질해 준 것이다. 강소희는 멍하니 그 고기 조각을 받아들었다. 이내 입에 넣어 한입 크게 베어 무는 순간, 고소한 풍미와 육즙이 혀끝을 강하게 파고들었다. ‘이거 정말 맛있는데?’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에 강소희의 마음까지 들썩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화영은 괜히 심사가 꼬였다. 아들인 김태하가 자기한테는 고기 한 점 썰어주지 않고는 며느리부터 챙기다니. ‘뭐야, 장가가더니 엄마는 안중에도 없는 거야?’ 송하은 역시 그 광경에 마음이 뒤틀렸다. ‘아니, 저 두 사람 대체 뭐야? 화영 아주머니 말대로, 태하 오빠가 울며 겨자 먹기로 그 뚱뚱한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 게 맞긴 해?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원래는 강소희의 허술한 모습을 잡아서 비웃어줄 생각이었지만 지금 상황은 전혀 그녀의 의도대로 흐르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 혼자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강소희는 김태하가 정성껏 썰어준 스테이크를 다 먹은 후, 살짝 눈을 감고 여운을 즐기듯 말했다. “와, 진짜 맛있네요.” 주화영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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