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임도윤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임주현의 갑작스러운 공격이 아니라 갑자기 뛰쳐나온 여자 때문에 놀랐다.
그러나 즉시 여자를 밀어내지는 않았다. 그녀의 격렬한 심장 박동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임도윤이 살짝 고개를 숙여 바라보니 여자는 잔뜩 흐트러진 모습으로 속눈썹은 젖었고 반짝이는 눈동자엔 다소 당황한 흔적이 보였다.
서하영은 다시 한번 남자의 귀 뒤에 있는 그 상처를 보았다. 이젠 많이 옅어져서 언뜻 정상적인 피부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무려 5초 동안 임도윤은 말없이 기다렸다가 여자의 숨소리가 안정되자 비꼬는 듯한 말투로 놀렸다.
“이게 벌써 몇 번째로 나한테 안긴 거죠? 정말 주현이 숙모가 되고 싶어요?”
멍하니 있던 서하영은 현실을 깨닫고 홱 고개를 들었다. 감정을 알 수 없는 남자의 눈동자에 담긴 조롱이 보였다. 두 눈이 마주치자 숲을 오롯이 머금은 남자의 검은 눈동자가 한층 짙게 번쯕였다.
서하영은 두 걸음 뒤로 물러나며 얼굴에 홍조를 띤 채 힘겹게 설명했다.
“저, 대신 막아주려고 했다가 힘을 너무 세게 줬네요.”
임도윤은 그녀의 회피하는 시선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서하영의 귀가 붉어질 때까지 기다리다 그제야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는데 평소보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안 놀리 테니까 가서 놀아요.”
꼭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한 말투였다.
서하영은 조금 전 실례를 범했다는 생각에 머쓱하고 당황스러워 남자의 말투도 눈치채지 못하고 태연한 척 돌아섰다.
돌아서자마자 맛있는 향기가 느껴졌다. 고기 냄새에 그녀는 즉시 눈썹을 치켜올렸다.
별장 쪽에서는 도우미가 이미 생선을 굽고 있었고 식당에서 이미 양념에 재운 고기도 가져왔다.
냄새를 맡으니 서하영은 불안한 감정이 순식간에 진정되고 배고픔만 느껴졌다.
임주현은 물총을 가득 채운 뒤 돌아와 임도윤에게 자랑하듯 말했다.
“삼촌, 제가 점점 더 정확하게 쏴요.”
서하영과 임주현 둘 중 서하영이 더 엉망이긴 했다. 머리와 바지가 다 젖었는데 임주현은 물총에 맞은 흔적이 전혀 없었다.
“그건 내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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