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안신혜는 입술을 삐죽이며 금세 또 울음이 터질 것처럼 중얼거렸다.
“강준혁, 나한테 화내지 마. 응?”
강준혁은 어쩐지 이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같이 느껴졌다.
강아름.
그 꼬마도 늘 이렇게 울먹이며 그를 흔들어댔다.
눈물로 원하는 걸 얻으려는 그 버릇은 똑 닮아 있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강준혁의 안색은 다시 어두워졌다.
‘다 이 여자한테서 배운 건가? 젠장!’
강아름이 떨떠름한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서 있던 모습이 지금의 안신혜와 겹쳐 보였다.
“응? 안 화낼 거지?”
안신혜는 눈물을 머금은 채 고개를 들어 강준혁을 올려다봤지만 그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고 대답 따윈 없었다.
그 대신 그는 몸을 숙여 바닥에 앉아 있던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렸고 두 팔에 안은 채, 굳은 얼굴로 계단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강준혁?”
하지만 여전히 아무 대꾸도 없었다.
“강준혁!”
안신혜는 장난스럽게 그의 이름을 또박또박 부르더니 겁도 없이 손가락을 뻗어 그의 볼을 콕 찔렀다.
순간, 칼날처럼 날카롭고 번뜩이는 눈빛이 그녀를 향했고 안신혜는 화들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그리고 마치 새장에 갇힌 작은 새처럼 꼼짝도 못 하고 숨을 죽였다.
‘그래. 무서운 건 알긴 아는구나.’
강준혁은 다시 안신혜를 안고 묵묵히 계단을 올랐다.
하지만 한동안 얌전하던 안신혜는 몇 초를 못 참고 또다시 속삭였다.
“강준혁?”
“말해.”
그는 전방만 응시한 채 낮게 내뱉었다.
“나한테 화내지 마. 응?”
잠시 정적이 흘렀고 돌아온 대답은 짧았다.
“응.”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불분명했지만 그 속에 담긴 무언가는 쉽게 짚어낼 수 없는 깊이를 가지고 있었다.
...
같은 시각, 차주한은 씩씩대며 안재희를 끌어내 송씨 가문의 연회장을 빠져나왔다.
오늘 두 사람은 그야말로 체면도, 자존심도 모두 잃었다.
서둘러 자리를 떠나던 모습도 보는 이들 눈엔 도망치는 거로 보였을 게 분명했다.
곧 차 문이 열리자 차주한은 안재희를 조수석에 내팽개치듯 앉혔다.
그리고 문을 쾅 닫고는 운전석에 앉자마자 핏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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