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화
고준서의 원래 맑았던 목소리는 마치 연기에 그을린 듯 거칠게 변해 있었다.
안신혜는 갑자기 몸을 돌려 찌푸린 얼굴로 그를 깊이 바라보았다.
고준서의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고 초조하게 다가온 그는 가장 먼저 안신혜의 상태를 살폈다.
그녀의 몸에는 상처가 너무 많아 한 군데 한 군데마다 고준서를 미치도록 괴롭게 했고 손가락을 살짝 만지는 것만으로도 떨림이 전해졌다.
5년 전, 그녀를 데려왔을 때 이후로 이렇게 심하게 다친 안신혜를 본 적이 없었기에 마음이 부서질 듯 아팠다.
마침내 고준서는 시선을 안신혜에게 고정하고 큰 손으로 조심스럽게 그녀의 뺨을 감싸며 충혈된 눈동자로 물었다.
“신혜야, 괜찮아? 어떻게 이렇게 다친 거야. 누가 그런 거야.”
이를 악물며 한 마디를 내뱉었고 분노가 폭발했다.
자신이 마음 속 깊이 소중히 여기는 보물 같은 사람을 감히 다치게 한 그 사람을 뼛조각까지 부숴버릴 작정이었다.
고준서가 진정할 수 없고 감정이 폭발 직전임을 본 안신혜는 급히 그의 손을 끌어내렸다. 이어 쉬어 가듯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
“괜찮아, 나 괜찮아질 거야. 모두 괜찮아질 거야. 그냥 작은 상처일 뿐이야.”
그녀는 더 이상 화에 불을 붙일 수 없었다.
만약 지금 실상을 말하면 오늘 일은 절대 잘 마무리될 수 없었다.
고준서의 손가락은 떨림을 억제할 수 없었고 조금만 힘을 더 써도 그녀를 다치게 할까 두려웠다.
“신혜야, 내가 널 데리러 왔어. 그 계획 따위 다 집어치우고 지금 당장 널 데리고 나갈 거야.”
고준서는 몸을 숙여 안신혜를 안으려 했다.
하지만 안신혜는 그의 팔을 붙잡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손목뼈를 단단히 움켜쥐며 초조하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 돼. 준서야, 성급해하지 마.”
고준서는 마치 폭력적인 사자처럼 온몸이 긴장했고 검은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욕을 내뱉었다.
“네가 이렇게 다쳤는데도 내가 성급하게 못 해? 다음에 널 보게 된다면 죽은 모습밖에 못 보게 될지도 몰라.”
안신혜는 잠시 멈추며 말했다.
“안 돼. 준서야, 내 말 좀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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