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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송승현은 안재희의 체면 따위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한 마디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말문이 막힌 안재희는 얼굴이 흙빛으로 변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 송승현은 그녀에게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고 공손한 태도로 안신혜를 향해 말했다. “안신혜 씨,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안신혜는 느긋하게 선글라스를 만지작거리며 안재희를 비웃듯 흘겨보고는 송승현을 따라갔다. 오디션장은 다시 활기찬 분위기로 돌아왔고 수많은 연예인이 안재희를 향해 흡족한 눈빛을 던졌다. 공개적인 망신에 완전히 체면을 구긴 안재희는 모두의 이야깃거리와 웃음거리가 되어 버렸다. 진서우가 덜덜 떨며 입을 열었다. “재희 언니, 괜찮으세...”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진서우의 뺨이 돌아갔다. “이 쓸모없는 년아!” 양쪽 뺨이 부어오를 정도로 맞은 진서우는 겁에 질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화가 치밀어 오른 안재희는 주먹을 꽉 쥔 채 하이힐 소리를 내며 자리를 떠났다. ... 안신혜와 송하영을 대본 회의실로 안내한 송승현은 아까보다 더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안신혜 씨, 고준서 씨가 미리 말씀해 주셨어요. 최근 귀국하신다고 하던데 이렇게 빨리 뵙게 될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고준서 씨가 남페의 일을 마치면 곧바로 귀국해 안신혜 씨를 찾아뵐 거라고 전해 달라고 하셨어요.” 송승현이 고준서의 이름을 언급하자, 안신혜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았어요.” 송승현은 자리에 앉으며 감개무량한 마음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안신혜 씨를 국내에 요청해 영화를 찍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네요. 정말 너무 기분이 좋아요.” 안신혜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이번에 돌아온 건 영화를 위해서만은 아니에요. 다른 일도 있어서 겸사겸사 온 거예요.” 송승현이 자진해서 나섰다. “제가 전부 처리해 드릴 테니 무슨 일이든 말씀만 하세요. 고준서 씨가 모든 건 안신혜 씨의 지시에 따르라고 분부하셨거든요.” 안신혜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이건 내가 직접 해야 할 일이에요. 촬영 시간만 미리 알려주세요.” 송승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에서 영화 시나리오를 꺼내 송하영에게 건넸다. 안신혜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 입을 열었다. “참, 준서 말로는 송 감독님이 해성 세력에 대해 잘 안다고 하던데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요.” 송승현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말씀하세요.” 안신혜는 선글라스를 내려놓고 신중하게 물었다. “해성에 강씨 가문을 알아요? 강준혁이라는 사람을 혹시 아세요?” 강준혁이라는 이름을 들은 송승현은 즉시 얼굴색이 변하며 눈빛이 어두워졌다. “안신혜 씨가 왜 그 사람을 묻는 거예요? 혹시 무슨 일이 있으셨어요?” 안신혜의 입에서 강준혁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송하영도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신혜야, 그 사람 누구야? 송승현, 너는 왜 그 사람 이름을 듣자마자 그렇게 어두운 표정을 짓는 건데?” 예상치 못한 송승현의 반응에 안신혜는 별일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해성 상황을 좀 알아보려고요.” 송승현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렇군요. 안신혜 씨, 해성에서 활동하시려면 강씨 가문, 특히 그 집안의 둘째 강준혁과는 가급적 접촉을 피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안신혜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왜요? 자세히 설명해 봐요.” 송승현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사실 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해성 사람들은 강준혁을 미친놈이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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