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화
안신혜에게는 고준서와 강준혁이 맞붙는 것을 피해야만 이 일이 잠잠해질 수 있었다.
그래야만 고준서가 어떤 상처를 받는 것도 막을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싸움이 벌어지면 둘 다 상처를 입는 상황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안신혜의 말과 행동은 고준서에게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지금의 국면은 분명 안신혜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리고 안신혜의 말은 그녀가 강준혁을 선택했다는 의미였다.
고준서의 얇은 입술이 살짝 움직였고 마치 말을 잃은 듯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천천히 한마디 내뱉었다.
“너, 강준혁 씨를 선택한 거야?”
고준서는 마치 큰 충격을 받은 듯 상처를 입은 그의 눈동자에는 마지막 빛까지 사라졌다.
그는 스스로 천하무적이라 자부하며 거침없이 행동하고 누구도 자신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안신혜의 단 한 마디로 그의 모든 방어선이 무너졌고 몸에 있던 모든 카리스마가 사라졌다.
안신혜는 눈물을 급히 훔치며 시야가 흐려지고 목이 메어 한 문장도 완전히 말하지 못했다.
“준서야... 제발...”
고준서의 목젖이 힘겹게 움직이며 모든 목소리는 목구멍에서 막혀버렸다.
그는 더 이상 방금처럼 강인하고 거침없는 자신감을 느끼지 못했다.
고준서는 몸을 숙이며 원래 안신혜를 꽉 안고 있던 팔을 천천히 풀었다.
그는 안신혜를 다시 침대 위에 놓으며 결국 그녀의 선택을 따랐다.
고준서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대나무처럼 곧은 등으로 무표정하게 돌아서 문밖으로 걸어갔다.
강준혁은 더 이상 막지 않았다.
안신혜는 침대 옆을 꼭 붙잡고 눈물을 머금은 시선으로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 고준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고 흐느꼈다.
“흑...”
그녀는 고준서가 이렇게 실망하고 의기소침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고준서에게 무슨 설명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가능하다면 안신혜가 가장 상처 주고 싶지 않은 사람은 고준서였다.
결국 고준서의 뒷모습은 침실 밖으로 사라졌고 엄청난 죄책감과 책임감이 안신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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