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화
안신혜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안신혜의 눈빛은 미묘하게 변했다.
‘강준혁의 말은 대체 무슨 의미일까? 내가 무엇을 말해주기를 바라는 걸까? 고준서에 관한 일일까 아니면 지난번 강준혁이 고백했던 일일까.’
안신혜는 강준혁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다.
안신혜는 입술을 깨물고 강준혁의 얼굴에서 무언가를 읽어내려고 애썼다.
그러나 강준혁의 얼굴은 고요한 우물처럼 평온했고 감정의 파동 하나 없이 깊이 가라앉아 있었다.
아무런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지만 안신혜는 본능적으로 강준혁이 화가 났음을 느꼈다.
그런데 대체 무엇 때문에 화가 난 건지 몰랐다.
‘고준서 때문일까?’
안신혜는 목을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엇을 듣고 싶은 거야?”
강준혁은 대답 없이 안신혜를 응시했다.
시선을 한순간도 떼지 않았지만 안신혜에게 명확한 단서를 주려고도 하지 않았다.
창밖의 부슬비 소리가 점차 거세졌다.
안신혜의 심장도 그 소리를 따라 요동쳤다.
안신혜는 미간을 찌푸렸고 초조한 분위기에 조금씩 평정심을 잃기 시작했다.
강준혁이 이렇게 평온할수록 무슨 일이 있다는 뜻이었다.
자신의 마음이 더 이상 침착함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안신혜는 주먹을 꽉 쥐었다.
안신혜는 어쩔 수 없이 시선을 피하고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강준혁, 할 말이 있으면 그냥 말해.”
강준혁과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는 그 미세한 행동에 강준혁의 눈빛에 한 줄기 차가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나한테 할 말은 없는 건가?”
강준혁이 감정 없이 물었다.
안신혜는 미간을 더욱 찌푸리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강준혁은 얇은 입술을 스윽 올리고 한 손으로 침대 옆을 짚은 채 갑자기 안신혜 쪽으로 몸을 숙였다.
강준혁의 매력적이고 낮은 목소리에 마침내 약간의 감정 기복이 느껴졌다.
“그럼 양진성이 나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있나?”
“응?”
안신혜가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강준혁의 훤칠하고 고고한 몸이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작고 연약한 안신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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