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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안신혜는 강준혁의 단호한 말에 순간 말문이 막힌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남자의 미간에는 뚜렷한 불쾌감이 서려 있었다. 불쾌라는 기분을 아예 얼굴에 새겨놓은 것 같을 정도였다. 안신혜는 그녀가 고준서라는 이름을 내뱉는 순간 강준혁에게 잔혹한 형벌을 받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 정도로 위압적이었다. 시선을 비스듬히 돌린 그녀가 입술을 비죽거렸다. 못마땅한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다. 손발이 자유롭지 못해 반박하지 못했을 뿐, 평소라면 기어이 강준혁에게 맞섰을 것이다. 먼저 고준서의 이야기를 꺼내며 그녀를 의심한 건 강준혁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선 자기더러 그 이름조차 입에 올리지 말라니. 강준혁의 억지에 속이 다 답답했다. 강준혁은 안신혜가 무심코 입술을 비죽인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의 가장 솔직한 감정이자 표현이었다. 그 순간 남자의 가슴이 묘하게 간질거렸다. 안신혜가 내놓은 사소한 반응 하나하나가 그녀가 강준혁의 앞에서 경계를 놓고 있다는 증거였으니. 남자의 눈에 번뜩이던 노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의 입술이 알아채기 힘들 만큼 희미하게 위로 휘어졌다. 차갑고 냉담한 모습보다, 날카롭게 맞받아치는 모습보다, 오히려 이렇게 꾸밈없이 드러나는 본래의 모습이 더 좋았다. 강준혁이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여 안신혜의 아랫입술을 꾹 눌렀다. 선을 따라 그리는 듯한 손길이었으나 그 속에 알 수 없는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은근한 압박이 입술 위를 스쳤다. 안신혜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열기가 낯설고도 뜨거웠다. 그보다 더 불안한 것은 강준혁의 눈 속에 깃든, 알 수 없는 기류였다. “가, 강준혁?” 입술이 눌린 탓에 말소리가 흐릿하게 흘러나왔다. 조심스레 뱉은 이름조차 따뜻한 숨결에 섞여 더없이 부드럽고 유혹적으로 들렸다. “응.” 남자가 짧게 응답했다. 낮고 굵직한 울림이 귓가를 간질였다. 치명적이었다. 안신혜의 심장도 시끄럽게 고동쳤다. 그녀가 아는 강준혁은 차갑고 잔혹하며, 언제나 위에 군림하는 강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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