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3화

그 질문을 입에 올린 순간 안신혜의 심장이 불시에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강준혁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피하려 하기엔 이미 늦었다. “중요한 건...” 남자의 목소리가 깊고 무겁게 가라앉았다. “지금 네가 우경 정원에 있다는 것. 그리고... 네가 내 사람이라는 것.” 마지막 단어를 들은 순간 안신혜의 심장이 짜릿하게 전율했다. 남자의 시선에 담긴 감정이 데일 정도로 뜨겁게 느껴졌다. 커다란 눈망울에 놀람이 번지고 입술이 달싹거렸다. 난 네 물건이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강준혁과 시선을 마주한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침묵은 남자에게 허락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안신혜가 그 사실을 알면서도 거부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었다. 강준혁은 마침내 그 밤에 한 고백에 대한 답을 얻게 된 것이었다. 그가 부드러운 손길로 안신혜의 손을 감쌌다. 늘 억눌려 있던 입술이 알 수 없는 곡선을 그리며 미묘하게 위로 올라갔다. 안신혜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복잡한 생각을 마음에 품은 채 침묵했다. 강준혁의 손이 안신혜의 관자놀이 쪽으로 옮겨졌다. 그가 붕대로 감긴 그녀의 상처를 더듬거리며 중얼거렸다. “그러니 앞으로 그 지저분한 관계들 전부 끊어버려. 난 네가 그런 사람들과 얽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안신혜가 미간을 찌푸렸다. 강준혁은 분명히 고준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를 제외한다면 강준혁이 그녀와 다른 이를 엮을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요구는 안신혜에게 과했다. 고준서는 그녀에게 가족보다도 더 소중한 존재였다. 강준혁의 한마디 때문에 그런 사람과 인연을 끊을 수는 없었다. 안신혜의 뜻을 읽어낸 남자가 표정을 굳혔다. 숨결마저 위협적으로 가라앉은 것 같았다. “난 내 것에 다른 남자의 흔적이 남는 걸 용납하지 않아.” 필요하다면 그는 직접 그 흔적을 지우려 들 수도 있었다. 그 말에 실린 집착은 무척이나 짙었다. 광기 어린 소유욕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안신혜가 입술을 짓씹으며 대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