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안신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준혁의 커다란 손이 다시 한번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
이번에는 아까와 달리 마치 무언가 깨지기 쉬운 보물을 대하듯 조심스럽고 한결 부드러웠다.
강준혁은 몸을 굽혀 안신혜를 벽과 자신의 넓은 가슴 사이에 가둔 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말해. 안 뭐라고?”
잠깐 멈칫한 안신혜는 강준혁이 자신을 만지는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그 깊고 어두운 눈동자에는 그녀가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격정과 감정이 숨어있었다.
마치 강준혁이 그녀의 얼굴을 통해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는 것처럼.
안신혜의 가슴 가득 불타오르던 분노는 어느새 찬물을 끼얹은 듯 꺼졌고, 마음은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버렸다.
‘됐어. 강준혁한테 이런 말을 해서 뭐해? 어차피 낯선 사람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설명할 필요도 없잖아.’
결국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 안신혜는 감정을 추스르며 자기 얼굴을 어루만지던 그의 손을 밀어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안재희가 어떤 사람인지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안재희 음모에 피해를 당한 사람이 바로 저거든요. 그런데 강준혁 씨가 안재희를 도와줬다면 우리는 더 이상 나눌 이야기가 없는 거죠.”
팽팽했던 마음의 줄이 갑자기 무너져 내린 듯 강준혁은 눈썹을 찡그리고 물었다.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이게 다였어?”
안신혜는 비웃으며 되물었다.
“그럼 또 뭐가 더 있어야 해요?”
북받치던 감정이 순간 가라앉은 강준혁의 얼굴은 금세 냉정하고 평온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내가 모르는 비밀이나 진실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역시 그저 헛된 희망에 불과하군. 안신혜는 5년 전에 이미 죽었는데. 이렇게 온몸에 가시 돋친 여자랑 무슨 연관이 있겠다고 그런 기대를 한 거야.’
강준혁은 어이가 없다는 듯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를 놓아주고 말했다.
“그러니까 오늘 나한테 화를 낸 이유가 네가 연예계에서 안재희와 경쟁하는 중인데 내가 안재희를 도와서 네 자리를 빼앗았기 때문이라는 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