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같은 시간 안신혜의 집.
강아름을 안고 있던 양진성이 부엌에서 거실을 살짝 내다보자, 안신혜는 이미 집을 나가고 보이지 않았다.
눈치를 살피며 강아름을 안고 거실로 나오니 강준혁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어두운 표정으로, 여전히 안신혜와 헤어졌던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아우라는 접근금지라는 경고를 내보내는 듯했다.
강아름은 양진성의 품에서 벗어나 짧은 다리로 뛰어가 강준혁의 다리를 껴안고 말했다.
“아빠, 이모는 어디 갔어요?”
고개를 숙여 천진난만하게 자신을 올려다보는 어린 딸을 보자, 강준혁은 서늘하던 마음이 순간 가시는 것 같았다.
그는 딸을 들어 올려 품에 안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빠랑 집에 가자.”
강아름은 연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싫어요. 아름이는 집에 안 갈래요. 아름이는 이모랑 같이 있고 싶어요!”
미간에 주름이 잡힌 강준혁은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아름이 착하지? 아빠랑 집에 가자.”
단호한 강준혁의 말에 강아름은 입을 삐죽 내밀고는 작고 통통한 손으로 강준혁의 옷깃을 움켜쥐고 발버둥을 치며 떼를 썼다.
“아빠 나빠요! 아빠는 아침에 분명히 아름이가 이모랑 함께 여기 있어도 된다고 허락했잖아요! ”
강준혁이 아무리 달래고 얼러도 강아름은 듣는 체도 안 하고 안신혜만 부르며 울음을 터뜨렸다.
한참을 달래도 소용이 없자 인내심이 바닥이 난 강준혁은 한층 더 낮아진 목소리로 엄숙하게 호통쳤다.
“강아름!”
이름만 부른 것뿐이었지만, 강아름은 단번에 아빠가 화가 났음을 알아차리고는 바로 움찔하며 울음을 멈췄다.
강아름은 강준혁이 이렇게 엄격하면서도 무서운 표정을 짓는 걸 거의 본 적이 없었다.
딸의 겁에 질린 모습에 강준혁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뜨며 화를 억누르고 부드럽게 말했다.
“아름아, 집에 가자. 응?”
강아름은 강준혁의 한 손가락을 잡고 마지못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빠 화내지 마세요. 아름이 말 잘 들을게요. 아빠랑 집에 갈게요.”
순종적인 딸의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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