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화
우경 정원은 고요한 어둠에 잠겨 있었는데 주방만이 은은한 불빛을 켜놓고 있었다.
안신혜는 기댈 힘조차 없는 연약한 몸으로 조리대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송하영이 사 온 재료와 도구를 받아 들고 케이크 만드는 영상을 보며 하나하나 따라 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그녀는 한 손밖에 쓸 수 없었다.
송하영은 옆에서 보조를 해주며 가끔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안신혜는 한 번도 베이킹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내일은 강아름의 생일이었고 그래서 오늘 미리 연습해두고 싶었다.
이 일은 우경 정원의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은 비밀이었고 오직 송하영만이 알고 있었다.
송하영은 휘핑크림을 치면서 슬쩍 앞마당을 바라봤다.
“벌써 다섯 날째지?”
안신혜는 막 오븐에 넣을 빵 반죽을 만지작거리다 무심코 물었다.
“뭐가?”
송하영이 말했다.
“강 대표님 말이야. 벌써 다섯 날 동안 우경 정원에 안 들어온 거지?”
안신혜의 손이 순간 굳었다.
얼굴에서 웃음기도 사라졌다.
그녀는 시선을 떨구며 싸늘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응. 그 사람이 오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요즘 밖에서는 신흥 그룹과 안성 그룹, 거기에 끼어든 차주한까지 서로 물밑에서 피 튀기듯 다투고 있었다.
강씨 가문과 고준서 역시 격렬히 맞붙으며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
안신혜는 잠시 생각하다가 낮게 말했다.
“아마 밖에서 바쁘겠지. 신흥이랑 준서 쪽을 통째로 짓눌러버릴 계산이나 하면서.”
하지만 송하영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보기에 그건 아닌 듯해. 준서 도련님하고 강 대표님이 지금 교착 상태라 겉으로는 다 어둠 속으로 들어간 상황이잖아. 게다가 아무리 바빠도 집에는 들르지 않겠어? 혹시 다른 사정이 있는 거 아닐까?”
안신혜는 성가신 듯 낮게 내뱉었다.
“넌 왜 그렇게 그 사람을 신경 써? 우경 정원에 안 오면 강씨 가문 본가든 다른 집이든, 어디든 못 갈 데가 있나?”
송하영은 웃듯 말했다.
“그냥 궁금해서. 강 대표님뿐 아니라 양진성 씨도 요즘 수상쩍잖아. 어제도 급히 들어왔다가 안색이 안 좋길래 내가 넌지시 물어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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