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화
“아가씨!”
“신혜야!”
송하영과 강민우가 동시에 외쳤다.
안신혜가 갑자기 달려 나가는 바람에 두 사람은 놀라 급히 뒤따랐다.
하지만 정작, 가장 놀란 건 안신혜 본인이었다.
그녀 스스로도 왜 이렇게까지 마음이 조급해진 건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아이가 쓰러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 순간, 가슴이 쥐어짜듯 아파와 몸이 먼저 반응했을 뿐이다.
안신혜는 자신의 상처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아이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백인우도 어리둥절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이며 서둘러 뒤를 따랐다.
가까이 다가가자, 아이가 단순히 벌을 서고 있었던 게 아님이 드러났다.
가느다란 팔과 허리에는 모래주머니 같은 무거운 것들이 빽빽하게 묶여 있고, 작은 등은 이미 그 무게에 짓눌려 구부정해질 정도였다.
‘어쩐지 쓰러질 수밖에...’
아이는 지쳐 잔디 위에 손바닥을 짚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마와 목덜미에는 땀이 줄줄 흘러내렸고,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렷한 이목구비와 또래답지 않게 단단한 선이 드러난 얼굴은 묘하게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창백한 입술과 대비되는 새까만 눈빛은 어린아이답지 않게 매서웠다. 그 속에는 경계와 적의가 번뜩였다.
순간, 안신혜는 목이 메었다. 아이의 눈빛은 마치 늑대 무리에서 막 잡혀 온 새끼 짐승 같았다. 어린아이에게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차갑고 거친 기운이 서려 있었다.
“괜찮아? 많이 힘들지?”
안신혜는 무릎을 굽히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아이는 낯선 이들이 다가오자 더 경직됐다. 굳은 얼굴로 거친 숨을 내쉴 뿐, 안신혜의 손길에 대답하지 않았다.
안쓰러운 마음에 그녀는 망설임 없이 아이 몸에 묶인 모래주머니를 풀어주려 했다.
“안 돼요!”
“아가씨, 조심하세요!”
백인우와 강민우가 동시에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안신혜의 손이 닿는 순간, 아이의 두 손이 번개처럼 뻗어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곧, 날카로운 이빨이 그대로 그녀의 손등을 파고들었다.
...
극심한 통증이 손끝에서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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