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화
백인우는 그 자리에서 완전히 얼어붙었다.
그와 강민우 같은 사내들은 어릴 적부터 거친 훈련을 받아온 탓에, 아이가 물었다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피가 조금 나더라도 흉터 하나 남을 일은 아니라며 그저 넘겨버렸다.
하지만 안신혜는 달랐다. 그녀는 고준서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사람이었다.
‘피부가 살짝 긁히기만 해도 도련님이 분노에 휩싸일 텐데, 하물며 피가 흐르는 큰 상처라니...’
그것도 자신과 강민우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고준서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이뿐 아니라 그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백인우의 얼굴 역시 창백해졌다.
그 순간, 강민우는 참지 못하고 아이의 뒷덜미를 거칠게 움켜쥐어 번쩍 들어 올리며,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 꼬맹아, 네가 뭔데 사람을 문 거야? 감히 신혜 씨를 공격해? 죽고 싶냐!”
꼬맹이란 소리를 들은 순간, 아이의 눈빛이 번뜩였다.
입술가에 묻은 붉은 피가 더 선명해 보였고, 그 얼굴은 놀랍도록 야성적이었다.
두 주먹을 꽉 쥔 아이는 분노에 휩싸여 앞사람을 향해 맹렬히 팔을 휘둘렀다.
하지만 짧은 팔과 다리로는 닿을 리 없었다.
허공을 가르는 주먹은 위협이 되지 못했지만, 아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
그 모습은 완전히 길들지 않은 맹수 같았다.
백인우는 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발을 구르고 분통을 터뜨렸다.
“좋아, 좋아! 꼬맹이 너, 끝까지 버틴다고? 사과는커녕 주먹질까지 해? 하, 미친 늑대 새끼 같으니! 오늘 이놈 이빨을 뽑아버려야겠다! 그래야 다시는 함부로 사람을 물지 못하지!”
그는 아이의 팔을 거칠게 비틀어 몸을 뒤집어 세운 뒤, 발을 들어 아이의 엉덩이를 걷어차려 했다.
그러자, 아이의 몸이 사력을 다해 발버둥 쳤다.
목구멍에서는 아이답지 않게 갈라진 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안신혜의 가슴이 조급하게 조여들었다.
“인우 씨! 안 돼요!”
송하영은 여전히 그녀의 상처를 세게 누르고 있었지만, 안신혜는 그 손길을 뿌리치고 앞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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