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안신혜의 시야가 아득히 흐려질 즘, 갑작스레 나타난 검은 그림자가 순식간에 그녀 앞으로 들이닥쳤다.
눈 깜짝할 사이, 그 그림자는 가장 가까이 있던 경호원의 멱살을 거칠게 틀어쥐고는 그대로 벽 쪽으로 내던졌다.
쿵!
경호원은 저항할 틈도 없이 공중으로 튕겨 나갔다가 벽에 강하게 부딪혔다. 그러고는 바닥에 맥없이 떨어져 단 한 번의 신음도 없이 축 늘어진 채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돌발적인 상황에 남은 경호원들은 당황해 허둥지둥 뒤로 물러나 방어 태세를 갖췄고 차유나는 놀란 얼굴로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누, 누구야! 감히 여기서 깽판을 쳐? 죽고 싶어?”
그 순간, 숨을 고른 안신혜의 시야에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 믿기지 않게도 그는 바로 강준혁 곁을 지키는 최정예 경호원, 양진성이었다.
양진성은 날카롭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남은 경호원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며 천천히 손목을 풀기 시작했다.
딱딱, 손목에서 뼈가 맞물리는 둔탁한 소리가 날 때마다 주위의 공기는 점점 얼어붙었다.
그의 얼굴을 알아본 경호원들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갔고 본능적으로 두세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차유나 역시 그의 등장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듯 커다란 눈을 더욱 휘둥그레 뜨며 외쳤다.
“양 비서?”
그러나 양진성은 차가운 눈길로 그녀를 힐끗 바라볼 뿐, 대답조차 하지 않았고 오히려 남은 경호원들을 향해 턱짓을 하며 조롱 섞인 도발을 던졌다.
“어떡할래? 한 놈씩 붙어볼래? 아니면 단체로 올래?”
네댓 명의 경호원들은 겁에 질려 꿀꺽 침을 삼켰고 발은 더욱 뒤로 물러섰다.
그 당당한 무시와 도발은 차유나의 자존심을 불길처럼 지펴 올렸다.
“나는 강씨 가문의 정식 약혼녀에요. 곧 이 집안의 안주인이 될 사람이라고요. 그런 주제도 모르는 하인 따위가 감히 날 무시해요?”
차유나는 이를 악문 채 악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양 비서! 감히 이 일에 끼어들어요? 누가 당신한테 그런 권리를...”
그 순간, 문밖에서 낮고 위압적인 목소리가 흘러 들어왔다.
“내가 시킨 거야.”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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