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양진성은 난처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건... 좀 곤란할 것 같아.”
그러자 강아름은 품에 안은 토끼 인형의 귀를 꼭 쥔 채, 볼을 부풀리며 토라진 얼굴로 고집을 부렸다.
“난 꼭 신혜 이모를 도와줘야 해요!”
그녀의 결연한 말에 양진성은 식은땀을 훔치듯 이마를 쓸며 난처한 기색으로 아이를 달랬다.
“사실 말이야, 이번에 여주인공 자리를 준 사람이 아가씨와도 아주 깊은 관계가 있는 분이거든. 그게 사실은 그 사람이 이모라는...”
하지만 그 말을 끝맺기도 전에 강아름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말을 잘랐다.
“싫어요! 안 들을래요!”
그 작은 눈동자에 맺힌 고집과 결의는 어른 못지않게 단단했고 손에 꼭 쥔 인형을 끌어안은 채 다시 한번 또렷한 목소리로 외쳤다.
“어쨌든 신혜 이모 걸 다른 사람이 뺏으면 안 돼요! 누구든 신혜 이모 괴롭히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
양진성이 다시 한번 아이를 달래려 조심스레 손을 뻗었지만 이미 감정이 격해진 강아름은 침대에서 엉성하게 기어 내려와 두 주먹을 꼭 쥐고 발을 구르듯 말했다.
“진성 삼촌! 나도 데려가 줘요. 우리 같이 신혜 이모 도와줘야죠! 안 그럼... 나 진짜 울 거예요!”
양진성은 그 작고 뽀얀 얼굴을 내려다보며 속으로 깊은 한숨을 삼켰다.
‘이거 대표님한테 들키기라도 하면... 정말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시각, 안신혜는 하루를 더 병원에서 쉬고 난 뒤, 고준서가 도착하기 전에 서둘러 퇴원 수속을 마쳤다.
그가 도착하는 순간, 언제나처럼 아무리 완쾌했다 해도 그녀를 병원 침대에 억지로 붙들어둘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안신혜에겐 그렇게 누워있을 시간이 없었다.
고준서에게 붙잡히는 순간, 그녀가 준비해 온 모든 계획은 허망하게 무너질 게 분명했으니까.
병원문을 나서자마자 그녀는 노블 엔터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예상대로 제작자와의 계약 해지 문제를 논의하고 싶으니 가능한 한 빠르게 회사로 와달라는 통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곧, 그녀가 더 이상 여주인공이 아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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