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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가정부는 ‘안신혜’라는 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얼굴빛이 순식간에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이 대저택에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고 그녀는 곧장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조심스럽게 대답을 내놓았다. 양진성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덧붙였다. “그리고 저녁 식사 준비도 곧 시작하세요. 아가씨께서 안신혜 씨를 그렇게 쉽게 보내지는 않으실 겁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린 여자아이는 안신혜의 손을 꼭 움켜쥐고 성처럼 웅장하고 화려한 저택 안을 이리저리 누비기 시작했다. 작은 발걸음은 경쾌했고 두 사람은 어느새 3층의 한 방 앞에 이르러 멈춰 섰다. “이모! 여기가 바로 제 방이에요! 어서 들어와 봐요!” 그 말에 반짝이는 눈망울을 마주하자 안신혜는 선뜻 거절하지 못했다. 그렇게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꿈속에서나 나올 법한 동화 같은 방이었다. 방 안은 부드럽고 따뜻한 파스텔 톤으로 꾸며져 있었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들과 함께 공주풍의 로맨틱한 분위기가 공간 가득히 퍼져 있었다. 하얀 눈처럼 보드라운 카펫 위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봉제 인형과 인형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고 사랑스럽게 닳은 동화책과 사진첩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중앙에는 왕관 모양의 장식이 달린 폭신한 공주 침대가 방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안신혜의 가슴 한편이 묘하게 저릿해졌다. 그녀 역시 언젠가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위해 이렇게 아늑하고 아름다운 방을 꾸며주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었고 장난감 하나, 가구 하나, 모두 자신의 손길로 직접 고르고 사랑을 담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아이는, 겨우 여덟 달을 채우고 세상의 빛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눈조차 한 번 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버렸다. “이모! 얼른 와봐요!” 아이의 맑고 경쾌한 목소리에 정신을 가다듬은 안신혜는 북받쳐 오르던 감정을 애써 눌러 삼킨 채 조심스레 미소를 머금고 아이 곁으로 다가갔다. 아이가 앉은 곳은 베이지색 소파 위였다. 크지 않은 소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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