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53화

병실에서 불쾌하게 헤어졌던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처음으로 다시 마주했다. 그의 시선은 칼날처럼 매서웠고 마치 숨통을 조이는 듯한 위압이 그녀의 온몸을 감쌌다. 순간, 그날 밤 자신을 억지로 끌어안고 숨이 멎을 듯 입을 맞췄던 기억이 전율처럼 되살아나 안신혜의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더 이상 이 남자와는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자리를 피하려 했고 그의 곁을 조용히 스쳐 지나가려는 순간, 거친 손이 번개처럼 뻗어 나와 그녀의 손목을 세게 움켜쥐었다. “이거 놔요!” 놀란 그녀가 반사적으로 소리쳤지만 강준혁의 눈동자엔 심연처럼 깊고 짙은 어둠만이 고요히 출렁일 뿐이었다. 그는 손을 놓을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를 강하게 끌어당기더니 벽과 자신의 가슴팍 사이에 그녀를 몰아넣었다. 좁고 고요한 복도, 두 사람의 숨결이 맞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서 안신혜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고 차갑게 다스리던 이성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천천히 숙이며 낮고 깊은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무서워?” 그 목소리는 묘하게 나른하고 이전의 냉철하고 강압적인 그와는 전혀 다른, 어딘가 유혹을 품은 음색이었다. 그의 입김은 짙은 민트향의 술 냄새를 품고 그녀의 뺨을 간질였고 안신혜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홱 돌려 얼굴을 피했다. 그제야 그녀는 눈앞의 강준혁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걸 알아챘다. 겉모습은 여전히 단정하고 위압감 넘쳤지만 그 눈동자에는 초점이 흐릿했고 이성은 희미하게 풀려 있었다. 그는 술에 취해있었다. 안신혜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가슴을 밀쳤다. “내가 왜 당신을 무서워해야 하죠?” 그러나 강준혁의 흐트러진 앞머리가 눈썹 위로 흘러내리며 그 나른한 눈빛은 더없이 위태롭게 일렁였다. 입술은 어느새 그녀의 뺨에 닿을 듯 가까워졌고 그녀는 순간적으로 숨을 삼켰다. “그렇다면 왜 피하는데?” 조롱 섞인 나직한 물음에 안신혜는 분노 섞인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거칠게 밀쳤다. “누가 피했다고 그래요? 당장 놔요. 나, 가야 해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