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안신혜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자신이 방금 들은 말이 잘못된 게 아닌가 싶어 황급히 되물었다.
“뭐라고요?”
그 순간, 강준혁의 깊고 매서운 눈동자가 그녀를 꿰뚫듯 바라보았고 쉬었지만 결코 흐려지지 않은 또렷한 목소리가 다시금 그녀의 귀를 파고들었다.
“원하는 거 내가 줄게. 강씨 가문 사모님 자리, 오늘부터 그 자리는 당신 거야.”
그 말은 마치 현실이 아닌 환청처럼 들려왔다.
‘어떻게 저런 걸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지? 이건... 말도 안 돼. 말이 될 리가 없어.’
믿기 힘든 말에 충격을 받은 안신혜는 입술을 떨며 외쳤다.
“당신 지금 제정신이에요? 아니면 술이 아직 안 깬 거예요?”
갑작스러운 그의 제안에, 그녀는 더는 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의 눈을 더는 바라볼 수 없었던 안신혜는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몸을 밀쳤다. 두려움 때문인지, 혼란 때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지금 당장 이곳에서 도망치고만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 강준혁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다시 단단히 움켜쥐었고 이내 등 뒤에서 거침없이 그녀를 끌어안았다.
힘 있게 감긴 그의 품과 뜨겁게 밀착된 가슴 너머로, 서늘하고 매서운 음성이 귓가에 박혔다.
“하... 조건 다 들어줬는데, 이제 와서 딴소리야?”
그 말에는 분명한 위협이 담겨 있었고 안신혜는 숨이 턱 막혔다.
안간힘을 다해 그의 팔을 떼어내려 애썼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
“그건... 그냥 말해본 거였어요. 설마 당신이 진심으로 받아들일 줄은 몰랐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떨려오자 강준혁은 냉소 어린 웃음을 흘리며 낮게 읊조렸다.
“그냥 해본 말이라고?”
주변 공기는 단숨에 싸늘하게 식어버렸고 그의 감정은 이제 분노로 가득 찬 채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안신혜는 그가 지금 얼마나 격분하고 있는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감히... 날 가지고 논 거야? 그 대가가 뭔지는 알고 있을 텐데?”
그 순간, 강준혁은 얼굴을 그녀 앞으로 바짝 들이밀더니 거칠게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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