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안신혜의 상태는 상당히 좋지 않았는데 마치 방금까지 응급실에서 죽다 살아난 사람이 자기인 것처럼 온몸이 휘청거리고 있었다.
강준혁은 그런 안신혜를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안신혜의 이런 반응이 강준혁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꽂힌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을 감지한 안신혜가 고개를 돌리자 마침 강준혁과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순간, 이유 모를 두근거림이 안신혜의 심장을 덮쳤다.
안신혜는 황급히 자세를 바로 세우고 그 따가운 시선을 피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강아름 씨 상태가 심각하지 않네요. 잘 쉬면 금방 깨어날 겁니다.”
진 의사가 차분히 말했다.
그 말에 양진성은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목멘 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가씨가 요즘은 발작도 하지 않길래... 전 이제 아가씨 상태가 괜찮아진 줄 알았어요...”
강준혁은 강아름의 자그마한 손을 이불 속으로 살며시 밀어 넣고 잠옷 단추를 꼼꼼히 잠가 그 끔찍한 상처를 가려줬다.
안신혜는 강아름의 심박이 안정되고 숨결이 한결 고르며 퍼렇게 질려 있던 입술도 다시 붉어지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지금 이 순간, 안신혜는 우경 정원을 떠나야 한다는 걸 번연히 알면서도 발걸음이 도무지 떨어지지 않았다.
안신혜는 강아름이 눈을 뜨는 걸 직접 확인하고 싶었고 강아름이 정말 무사하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이 집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준혁과 진 의사는 여전히 병세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고 양진성은 손을 휘저으며 간호사들을 내보냈다.
안신혜는 멀찍이 소파에 앉아 깊은 잠에 빠진 아이를 한순간도 눈 떼지 못한 채 지켜봤다.
정신을 차렸을 때, 방 안에는 안신혜와 강준혁 둘뿐이었다.
등을 보인 채 딸 곁을 지키고 있던 강준혁은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느긋하게 말했다.
“방금 네 눈으로 직접 확인했지?”
“응.”
안신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강준혁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아이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름은 울면 안 돼. 다쳐도 안 되고 감정 기복이 심해도 안 돼.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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