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흑흑... 이모요. 전 이모가 필요해요. 아빠, 이모를 돌려줘요.”
감정이 폭발한 강아름이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강준혁은 미간을 깊게 찌푸린 채 몸을 숙여 달래려 했지만 이번만큼은 강아름이 도무지 진정되지 않았다.
강준혁은 두 손을 꽉 움켜쥐었고 억눌린 힘 때문에 손등에 푸른 핏줄이 도드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아름의 숨이 가빠졌다.
목멘 소리로 흐느끼던 강아름은 헐떡이며 가쁜 숨을 내쉬더니 입술이 산소 부족으로 보랏빛으로 변했다.
강준혁은 더는 버틸 수 없어 진 의사를 불러 진정제를 투여하게 했다.
결국 쉬지 않고 울던 강아름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강준혁은 침대 옆에 서서 눈물 자국이 남은 강아름의 얼굴을 그윽하게 바라봤다.
강준혁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방안을 휘감아 공기를 찢어버릴 것만 같았다.
고압적인 기운에 눌린 진 의사는 숨조차 제대로 못 쉬고 서둘러 약상자를 챙겨 방을 빠져나갔다.
벽 등의 은은한 불빛이 번져 방 안을 뿌옇게 덮었다.
강준혁은 오랫동안 침대 곁에 서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강준혁은 마침내 몸을 굽혀 바닥에 떨어진 그림책을 집어 들었다.
강준혁은 커다란 손으로 너무 세게 쥐는 바람에 책이 금세 찌그러졌다.
말하지 않아도, 모른 척해도 강준혁은 사실 강아름이 얼마나 사진을 몰래 꺼내 보고 수없이 엄마의 얼굴을 그려 왔는지 다 알고 있었다.
강준혁은 고개를 숙였다.
은은한 불빛이 강준혁의 조각 같은 눈썹 뼈에 드리우며 차갑고 날 선 얼굴선을 한층 부드럽게 보이게 했다.
강준혁은 그림책 마지막 장을 펼쳤다.
그러자 안신혜의 환하게 웃는 얼굴이 불쑥 눈에 들어왔다.
강준혁의 손가락이 멈칫하더니 천천히 사진 위 얼굴을 쓰다듬었다.
강준혁은 두 눈을 꼭 감고 목젖을 살짝 움직이며 파도처럼 덮치는 감정을 억눌렀다.
벌써 5년이 지났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 얼굴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였다.
그 얼굴은 바로 안신혜였다.
...
한편, 안신혜는 넋이 빠진 채 새벽 거리를 오래도록 걸었고 어떻게 집까지 돌아왔는지도 기억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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