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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양진성은 식은땀을 흘리며 속으로 숨을 들이켰다. 이내 급히 해명했다. “단지 이름이 같을 뿐입니다. 생김새나 성격, 어느 하나 아가씨의 친모이자 해성 안씨 가문의 안신혜를 닮은 구석이 없죠. 그동안 해외에서 활동해 왔고, 얼마 전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어요. 이번에 막 귀국한 상태입니다.” 안신혜라... 강준혁은 고개를 숙였다. 시선은 품 안의 앙증맞은 얼굴에 고정했고 손으로 자연스럽게 아이의 눈썹을 쓰다듬었다. 그제야 숨 막히던 압박감이 조금 느슨해졌다. 양진성은 몰래 안도의 숨을 내쉬고 말을 이어갔다. “다만 그 여자가 의도적으로 아가씨에게 접근해서 유괴했는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어요.” 어떻게든 강준혁과 해보려는 여자는 차고 넘쳤다. 그중 일부는 강아름을 노리고 접근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일부러‘안신혜’라는 이름으로 부녀에게 접근한 건지는 단정 짓기 어려웠다. 양진성은 이런 식으로 수작 부리는 여자들을 극도로 경멸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준혁은 늘 그렇듯 무심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아, 그리고 스타 엔터 대표 차주한이랑 뭔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차주한이 아주 푹 빠져서 공개적으로 구애하고, 거액 계약금 주고 스타 엔터에 영입하겠다고 선언까지 했어요.” 양진성은 안신혜를 점점 대놓고 무시했다. 차주한이 어떤 인간인가, 해성 재벌가의 한심한 자제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방탕하고 건방지며 여자를 옷 갈아입듯 바꾸었다. 심지어 스캔들이 났던 여자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는 수도 없이 많았다. 양진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차주한 같은 놈이랑 얽힌 여자가 고상하고 우아한 숙녀일 리 없어요. 그런 사람한테 안신혜라는 이름은 가당치도 않죠.” 강준혁은 짙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머릿속으로 요염하고 아름다운 얼굴이 떠오르자 비웃듯이 입술 끝을 비틀었다. ... 30분 후, 저 멀리 별장이 보였다. 롤스로이스는 저택 앞에 멈춰 섰다. 불빛이 환히 켜진 내부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도우미의 부축을 받으며 급히 다가왔다. 강찬호는 위엄이 넘치는 모습으로 강준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어떻게 우리 아름을 잃어버릴 수가 있어? 넌 나중에 다시 보자!” 그제야 애타는 표정으로 품에 안겨 있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가야, 괜찮아? 증조할아버지 걱정돼 죽을 뻔했잖아. 어디 얼굴 좀 봐봐.” 강준혁은 마지못해 곤히 잠든 딸을 강찬호에게 넘겼다. “아이고, 네가 사라지면 증조할아버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른단다.” 소중한 증손녀를 품에 안은 강찬호는 커다란 손으로 아이의 이마를 연신 쓰다듬었다. 정말 아무 이상이 없는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때, 강찬호 뒤에서 화려하게 치장한 여자가 걸어 나왔다. 그리고 강아름을 향해 혐오와 경멸이 담긴 시선을 몰래 보냈다. ‘흥, 이 죽일 잡종이 이렇게 빨리 돌아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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