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쾅! 쿵! 안재희의 개인 별장에서 무언가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거실 한가운데서 안재희는 머리를 풀어 헤친 채, 미친 사람처럼 집기를 던지고 깨부수며 분노와 원한을 쏟아냈다. “빌어먹을 X발년아!” 안재희의 더러운 욕설과 함께 또 꽃병 하나가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 거실은 순식간에 태풍이 휩쓸고 간 듯 아수라장이 됐다. 구석에 웅크린 안재희의 추종자이자 신인 배우 진서우는 덜덜 떨며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미쳐 날뛰는 안재희한테 맞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거실에서 부술 수 있는 걸 다 부순 뒤, 안재희는 헐떡이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제야 진서우가 조심스레 안재희에게 다가와 떨리는 목소리로 달랬다. “재희 언니, 화내지 마세요. 천궁의 여주인공은 날아갔어도 다른 배역이 있잖아요.” 안재희는 독기가 가득한 눈빛을 번쩍이며 진서우를 노려봤다. “네가 뭘 알아? 내가 원하는 게 그냥 천궁의 여주인공일 것 같아? 그건 내 자존심이 걸린 문제야. 안신혜 그년이 뭔데 감히 날 눌러? 강씨 가문의 그 빌어먹을 년이 끼어들지만 않았으면 일이 이렇게까지 꼬이지도 않았을 거야.” 진서우는 겁에 질려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맞아요. 근데 언니,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신혜 언니는 이길 수 없어요.” 그 한마디가 안재희의 역린을 건드렸다. 안재희는 갑자기 머리를 돌려 손을 들어 진서우의 뺨을 후려치며 욕설을 날렸다. “다시 말해봐? 내가 못 이긴다고?” 순식간에 진서우의 뺨에 불이 번졌고 눈앞이 아찔해지며 눈물이 고였지만 감히 울지도 못했다. 진서우는 이를 악물고 억지로 웃으며 안재희의 비위를 맞췄다. “제가, 제가 말실수를 했어요. 재희 언니가 아직 진짜 진짜 수단을 쓰지도 않았잖아요. 이제 막 시작이죠. 그년이 잘난 척하는 것도 요 며칠이죠. 언니는 분명 그년을 응징할 방법이 있을 거예요.” 아부하는 동시에 진서우는 서둘러 안재희의 팔을 주무르며 비위를 맞추느라 애썼다. 안재희는 코웃음을 치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