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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샴페인을 입에 댄 순간부터 안신혜는 이미 의심을 품고 있었다. 처음엔 차주한이 서둘러 함정을 판 줄 알았지만 술을 내온 ‘도우미’의 걸음걸이와 어깨선만 보고도 그녀는 단번에 알아봤다. 5년이 지나도 두 사람의 수작은 달라지지 않았다. 똑같은 방식과 똑같은 속임수. 조금 전 안재희가 처참하게 망가진 모습을 떠올리자 안신혜는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 미소를 지었다. “하영아.” 안신혜는 송하영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누가 영상 찍은 거 봤어. 아마 내일쯤 인터넷에 돌 수도 있으니까 네가 좀 지켜봐.” 송하영은 금세 재밌는 모습이 떠오른 듯,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푸석한 머리에 술 뒤집어쓴 안재희라니... 영화나 드라마보다 훨씬 볼만한 구경거리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계속 확인할게.” ... 모든 일이 정리된 뒤, 안신혜는 송승현과 인사를 나누고 송하영과 함께 송씨 저택을 나왔다. 그런데 발걸음이 점점 흐트러졌다. 아직 크게 불편하진 않았지만 몸이 미묘하게 어긋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곧장 미간을 찌푸렸다. ‘샴페인...’ 다행히 한 모금만 삼키고 바로 눈치채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분명 안재희와 차주한은 막다른 골목에 몰린 듯, 무리수를 둔 것이다. 술에 든 건 평범한 약이 아니었다. 안신혜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며 정신을 다잡았지만 흐려져 가는 시야와 쏟아지는 어지럼증을 쉽게 이겨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옆자리에 있던 송하영은 계속 떠들다가 차가 우경 정원에 다다랐을 때서야 눈치를 챘다. “신혜야, 너 괜찮아?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 안신혜는 힘겹게 대답했다. “괜찮아. 그냥 조금 피곤할 뿐이야.” 그녀가 이렇게 대꾸할 수 있다는 것에 안심한 듯, 송하영도 더 묻지 않았다. “오늘 하루 정말 힘들었지? 이제 거의 다 왔어. 들어가서 푹 쉬고 중요한 얘기는 내일 하자.” 안신혜는 고개를 끄덕였고 차는 어느새 우경 정원 앞 광장에 도착했다. 억지로 눈을 떠 차에서 내리니 모든 물건이 갈라져 두 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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