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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안신혜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올렸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얼굴은 흐릿했지만 곧게 뻗은 어깨와 우뚝한 체구는 산처럼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녀는 초점을 맞추려 애썼지만 시야는 자꾸만 흔들렸다. 한편, 강준혁의 시선은 차갑게 안신혜에게 꽂혀 있었다. 매서운 눈매, 얇고 매끄러운 입술, 그리고 표정에는 어떠한 온기도 보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그의 몸에서는 통제된 분노와 위협적인 기운이 서려 나오고 있었다. 곧 강준혁의 코끝을 스친 건, 안신혜에게서 풍기는 아주 옅은 술 냄새였다. 흐린 눈빛, 중심 잡지 못하는 몸. 누가 봐도 술에 취해 있었다. ‘이 여자는 도대체 날 뭐로 생각하는 거지? 이렇게 취한 채로 집에 들어와?’ ‘여기가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나?’ 안신혜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그의 손아귀에는 순간 힘이 들어갔다. 솔직히 말해 분노가 점점 차오르고 있었다. 안신혜는 옆구리에 닿은 압박감에 고개를 찌푸리며 힘없는 목소리를 흘렸다. “아... 아파.” 술기운이 뒤섞인 떨리는 목소리는 오히려 상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가늘게 떨리는 속눈썹과 반쯤 감긴 눈에 무방비한 얼굴. 강준혁은 마치 손끝이 불에 덴 듯, 화들짝 놀라며 힘을 풀어버렸다. 쿵! 몸을 지탱하던 것이 사라지자 안신혜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멍하니 그를 올려다봤고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어설프게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으며 일어서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삐끗거리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울 정도였다. 얼마 후, 안신혜는 결국 포기한 듯 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을 끌어안았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어깨로 흘러내렸고 드레스 자락은 어수선했다. 그녀는 금세 입술을 삐죽이며 마치 아이처럼 칭얼거렸다. “왜 날 버려? 왜...” 제정신이라면 결코 강준혁 앞에서 이런 말과 이런 표정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 잔의 샴페인은 그녀에게서 이성을 빼앗아 갔기에 지금은 본능만 남아 있었다. 안신혜는 어린아이가 되어 투덜거리다가 힘겹게 두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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