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0화

달칵! 문이 깔끔하게 잠겼다. “후...” 손아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깊게 숨을 들이켰다. 심장 안쪽에서 들끓던 불안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저 인간 오늘 왜 저래?” 한참 지나서야 진정이 됐다. 그녀는 돌아서서 바지를 풀고 변기에 앉으려는 순간..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누구예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손도 덩달아 꽉 쥐어졌다. “환자분, 링거 맞을 시간이에요.” “네, 잠깐만요.” 간호사의 목소리인 걸 확인하자 긴장하던 신경이 툭 풀렸다. 그녀는 서둘러 볼일을 보고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런데 고개를 들자마자,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이 보였다. ‘안 갔어?’ 최주원은 1인용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었다. 손에 들고 있던 잡지를 덮더니 고개를 들어 그녀를 향해 얇은 입술을 느슨하게 올렸다. “화장실에 처박혀 있는 줄 알았네.” 손아윤은 어금니를 꾹 물고 그를 노려봤다. “배고파요? 뜨거운 거 못 먹을까 봐 조급하신가 봐요.” 옆에 있던 간호사가 입술을 꾹 다문 채, 결국 웃음을 한 번 새어 내고 말았다. 최주원이 고개를 돌리더니 날 선 시선으로 간호사를 훑었다. 간호사는 머쓱하게 시선을 피했다. 손아윤이 코웃음을 쳤다. “간호사한테 겁줘서 바늘 제대로 못 꽂게 하려고요? 저 아프게 죽이려고요?” 그녀는 옆 소파에 있던 쿠션을 집어 투덜거리며 그에게 던졌다. 최주원은 고개를 살짝 틀어 피했다. 쿠션은 팔걸이 위로 툭 떨어졌다. 그가 차갑게 비웃었다. “하, 너 낮에 번지까지 했잖아. 그 정도로는 안 아픈가 봐?” “능지처참이랑 목 베는 거, 둘 중에 고르라면 뭐 고를 거예요?” 손아윤은 다시 침대에 누워 소매를 걷어 올렸다. 간호사가 링거 바늘을 꽂기 쉽게 협조한 것이다. 바늘이 들어가자 붉은 피가 잠깐 역류했다. 간호사는 익숙하게 각도를 조절하고 의료용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했다. 최주원은 그녀의 뼈만 남은 듯한 손목을 내려다보며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간호사가 나가고도 그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자, 손아윤이 입을 열었다. “당분간 퇴원 못 하면... 제 휴대폰 좀 가져다줄 수 있어요?” “그래.” 최주원은 휴대폰을 꺼내더니, 곧장 부하에게 지시했다. 그다음부터는 둘 다 아무 말이 없었다. 수액병이 절반 이상 비어 갈 무렵, 손아윤은 서서히 졸음이 몰려왔다. 더 편한 자세로 몸을 고치고는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조용한 병실 안에서 최주원은 그녀의 일정한 숨소리를 또렷하게 느꼈다. 웅... 전화가 울렸다. 그는 화면을 한 번 보고는 무음으로 바꿨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곁으로 가, 링거를 맞고 있는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이불 안으로 넣어 준 뒤 밖으로 나갔다. ... 삐, 삐삐... 최주원은 심전도 모니터에 뜬 정상 수치를 한 번 보고 눈을 가늘게 좁혔다. “주원 도련님.” 뒤에서 성광민이 문가에 서 있었다. 최주원이 손끝에 남은 담배꽁초를 굴리듯 만지작거리며 차갑게 말했다. “간이 커졌네. 사모님 앞에 가서 고자질까지 하고.”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이마가 바닥에 닿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주원 도련님... 제발요. 하준 도련님이랑 도련님이 같이 자란 정을 봐서라도, 병원에서 약을 다시 쓰게 해 주세요...” “걔 아직도 병상에 멀쩡히 누워 있잖아. 공동묘지에 처박힌 것도 아니고.” 최주원은 차갑게 말끝을 눌렀다. “내가 어릴 때부터 같이 큰 인연 봐줘서 그 정도인 거지.” 그는 돌아서서 계속 머리를 조아리는 성광민을 무심하게 내려다봤다. “성 집사, 당신은 회장 따라 몇십 년 굴러온 사람이잖아. 우리 집안 하인에게서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게 뭔지도 몰라?” 그 말에 성광민의 동작이 뚝 멈췄다. 등줄기가 제멋대로 떨렸다. “오래 일한 건 인정하니까, 돈 챙겨서 시골로 내려가. 거기서 편히 살아.” 최주원의 검은 구두가 바닥을 짚고 있던 성광민의 손가락 앞을 지나갔다. 툭. 카드 한 장이 떨어졌다. 성광민은 천천히 손을 오므렸다. 바닥에 엎드린 채 울음이 터져 나왔다. “회장님... 제가 쓸모가 없었습니다... 하준 도련님을 제대로 못 지켰습니다...” ...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