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남자는 그녀의 머리 위에서 낮고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손아윤은 여기가 병실이니 이런 행동은 좋지 않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 담긴 밝은 미소를 마주하자 차마 뒷말을 잇지 못했다.
“선물은 준비 못 했는데.”
그러고는 엉뚱하게도 그런 말을 내뱉었다.
그 선물은 그가 교통사고에서 무사히 살아 돌아온 것을 축하하는 의미가 아니라 스키바이를 그녀에게 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데에 대한 것이었다.
“다음에 갚아.”
최주원은 그렇게 말하며 의자를 끌어당겼고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눌러 앉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발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는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맞은편에 앉았다.
어딘가 엉성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
“퇴원한 뒤에 축하해도 되는데.”
손아윤은 테이블 위에 놓인 고급 요리와 술을 보며 그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결혼 전의 그는 온화하고 부드러웠지만 결혼 후에는 그녀에게 냉정하고 무관심했다.
그런데 지금의 그는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가끔 어린아이 같은 면모를 보였다.
그녀는 눈앞의 남자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퇴원 후에도 네가 나랑 식사를 함께해 줄 마음이 있을까?”
최주원은 말을 하며 미리 잘라 둔 스테이크를 입에 넣었다.
손아윤은 잠시 침묵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렇게 평화롭게 식사를 하고 있지만 다음에도 그럴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마침 저녁을 먹지 않은 그녀 역시 배가 고팠다.
손아윤은 칼과 포크를 들고 조용히 식사를 시작했다.
“오늘 본가에 가서 무슨 수확이라도 있었어?”
최주원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가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손아윤은 알고 있었다.
“스키바이를 줘서 고마워요.”
그녀는 형식적인 감사 인사를 건넸다.
최주원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제법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어딘가 흥이 덜한 듯 보였다.
“그것뿐이야?”
“네.”
손아윤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다락방 수리와 책들은 애초에 그가 불을 질러 생긴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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