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화
집사는 심하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실망한 듯 입술을 꾹 다문 채 돌아섰다.
성시완은 그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시선을 심하윤에게 옮겼다.
“저 사람, 갑자기 저렇게 비싼 선물을 하는 게 뭔가 수상해. 다른 속셈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
심하윤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네 말이 맞아. 나도 이상하다고 느꼈어. 너무 과하게 친절하잖아.”
심하윤이 옆집에 큰 감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아챈 성시완은 안도한 듯 미소 지었다.
성가연도 능청스럽게 분위기를 전환했고 이내 방 안엔 평온한 기운이 감돌았다.
다음 날 아침.
회의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우여진이 급히 다가와 도강우가 누군가를 데리고 왔다고 전했다.
잠시 뒤, 사무실 문이 열리며 도강우와 우혁이 함께 들어섰다.
우혁은 잔뜩 기가 죽은 얼굴이었다. 누군가에게 크게 혼난 사람처럼 풀이 죽어 있었다.
그는 심하윤을 보자마자 얼굴에 안도의 빛을 띠더니 황급히 일어나 그녀 뒤로 숨었다.
“형수님, 제발 살려주세요.”
뜻밖의 호칭에 심하윤의 표정이 단번에 굳었다.
“우혁 씨, 그런 말은 삼가 주세요.”
심하윤의 반응이 심상치 않자 우혁은 급히 말을 고쳤다.
“심하윤 씨, 오늘은 사업 제휴 건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슬쩍 도강우를 곁눈질로 째려보았다.
도강우는 겉으로는 우혁에게 사업을 제안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계약서에 서명을 압박하고 있었다.
우혁은 대리권을 얻기 위해 도강우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심하윤은 그 사정을 단번에 파악하고는 도강우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그러자 도강우는 태연하게 허리를 펴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파트너는 신중히 고르는 게 맞지. 그게 이상해?”
심하윤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맘대로 해.”
어차피 고생할 사람은 도강우일 테니까.
심하윤이 자신을 도강우에게 넘기려 들자 우혁이 다급히 나섰다.
“심하윤 씨, 저희 병원은 전국 최대 규모의 사립병원입니다. 국립병원과도 협력하고 있고요. 저희가 이 회사의 가장 큰 고객이 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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