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화
‘좋아, 어디 한번 두고 보자. 어차피 이혼하고 나면 망신당할 사람은 도강우일 테니까.’
도강우는 아무 말 없이 그녀 쪽으로 와 차 문을 열어줬고 그가 내민 손 위에 심하윤은 잠깐 망설이다가 천천히 자신의 손을 얹었다.
그 순간, 도강우는 그녀의 손을 꽉 쥐었고 쓸데없이 손에 힘이 점점 들어갔다. 손이 으스러질 것 같은 느낌에 심하윤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손등을 툭 쳤다.
“네가 날 싫어하는 건 아는데 그렇다고 내 손을 박살 내서 복수하려는 건 아니지? 이 손이 얼마나 귀한지 몰라? 이 손 덕에 CF도 들어오고 화보도 찍는단 말야.”
그제야 도강우는 잠깐 민망해진 듯 서둘러 그녀의 손을 놓았다.
두 사람이 차에서 내리는 순간, 주변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고 특히 심하윤의 복장을 본 사람들의 표정은 뭐라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심하윤은 그런 시선을 의식하지도 않고 허리를 쫙 편 채 당당하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대저택 내부, 가장 윗자리에 도씨 일가의 어르신이 앉아 있었고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어르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얼굴을 확 굳혔다.
“그 옷은 뭐냐?”
거침없는 질책이 튀어나왔지만 심하윤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도강우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며 말했다.
“할아버지, 이거요? 강우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강우가 오늘 저더러 이걸 입으라고 했어요.”
“도강우!”
도인범은 질책하는 듯한 눈빛을 드러냈고 도강우는 거짓말한 심하윤을 내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린 채 어쩔 수 없다는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빨간색이 화사하고 예쁘잖아요.”
“너 이 자식...”
도인범은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 하다가 곧 심하윤을 노려보며 이를 갈듯 말했다.
“이런 망나니 같은 것, 5년이 지나도 어떻게 변한 게 하나도 없어.”
그러자 심하윤은 살짝 웃으며 되받았다.
“강우가 좋아하면 됐죠. 할아버지께서는 싫으시면 안 보시면 되잖아요?”
그 말을 들은 도인범은 분노로 눈이 뒤집혀 거의 기절 직전까지 갔다. 도강우가 급히 다가가려 하자 심하윤은 재빨리 그의 팔을 잡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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