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화
성시완은 한 발짝 다가서더니 도강우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쥐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배를 걷어찼다.
그러고는 그의 귀에 바짝 입을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하윤이는 당신을 완전히 잊었어요. 다시는 하윤이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 헛수고 마시고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성시완은 도강우를 땅바닥에 내던졌다. 그리고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
심하윤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성시완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바닥에 주저앉은 도강우를 내려다봤다. 무너진 패배자를 향해 그는 조용히 비웃음을 터뜨렸다.
과거에 심하윤을 가졌다 한들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자신이었으니까.
차가 방향을 틀자 심하윤은 무릎 위에 올려뒀던 휴대폰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등받이에 기대었고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가를 타고 흐르는 그녀의 눈물을 본 성시완은 운전대를 꽉 움켜쥐며 터져 나오려는 분노를 가까스로 눌러 삼켰다.
“돌아갈 거야?”
“아니.”
심하윤은 단호히 대답했지만 떨리는 목소리에는 숨기지 못한 감정이 묻어 있었다. 그녀는 지금 몹시 힘겨워 보였다.
백미러 너머로 여전히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도강우를 본 성시완은 속으로 쌍욕을 퍼부었다.
그는 옆자리의 그녀를 조용히 돌아보며 말했다.
“방금 꽤 세게 때렸어.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으면 여기서 죽을 수도 있어.”
심하윤은 천천히 눈을 떠 그의 진지한 눈빛을 바라봤다.
잠시 후, 그녀는 시선을 돌려 백미러 너머 도강우를 힐끗 보았다.
그러곤 고개를 숙인 채 마음속 깊은 곳의 감정을 애써 숨겼다.
그 순간, 도강우와 얽힌 모든 기억이 홍수처럼 밀려들었다.
어릴 적 자신을 다정하게 챙겨주던 도강우, 멀어져 버린 도강우, 그리고 지금의 도강우.
심하윤은 다시 눈을 감고 솟구치는 감정을 힘겹게 억눌렀다.
한참 후, 감정이 가라앉자 그녀는 억지로 눈을 떠 성시완을 향해 힘겨운 미소를 지었다.
“그 사람이 죽으면 이혼도 필요 없고 유산도 내가 상속받겠지. 나쁘진 않네?”
“좋은 일이네. 죽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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