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화
솔직히 말해서 아까 성시완이 때린 몇 대는 꽤 아팠고 도강우는 온몸에 성한 데가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그는 산 아래를 멍하니 내려다보더니 결국 어깨가 축 처진 채 근처 바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맞은 데를 주무르며 차가운 눈빛으로 우혁을 노려봤다.
“넌 뭐야, 여긴 왜 왔어?”
“내가 왜 왔겠냐?”
우혁도 덩달아 얼굴을 굳히며 되물었다.
그런데 도강우가 짜증을 내자 우혁은 이미 잔뜩 쌓인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 그는 도강우 옆에 털썩 앉더니 그 멍든 얼굴을 힐끔 보고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가 막 손을 뻗어 도강우 어깨에 올리려는 찰나, 싸늘하고 오싹한 눈빛이 느껴지자 우혁은 잽싸게 손을 거두었고 시무룩해졌다.
그는 조심스럽게 도강우를 다시 한번 슬쩍 쳐다보긴 했지만 이내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다른 사람은 널 때려도 되고 난 손만 얹어도 안 되냐?”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도강우는 성가신 듯 대충 대꾸하고는 휴대폰을 꺼내 심하윤에게 보내려고 찍어뒀던 사진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서 전송했다. 그걸 전부 보내고 나서야 그는 고개를 들었다.
제법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도강우는 원래 오늘 해가 뜨면 심하윤에게 다시 시작해 보자고 말하면서 고백하려 했었지만 이제 그날이 언제 올지 알 수 없게 돼버렸다.
그는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앞으로 실험실 쪽 일은 네가 맡아.”
“내가?”
우혁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자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내가 맡으면 넌 이제 하윤 씨를 만날 기회도 없어지잖아. 진짜 이혼할 생각이야?”
“이혼?”
그 단어에 도강우의 눈빛이 순식간에 날카롭게 변했다.
“내 사전에 사별은 있어도 이혼은 없어.”
“...”
우혁은 도강우가 쉽게 물러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가 이내 심하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윤 씨는 무슨 죄냐. 왜 하필 너 같은 불운의 아이콘이랑 얽혀서... 설마 진짜 집 앞까지 찾아가서 죽을 때까지 매달릴 거냐?”
“내 일은 내가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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