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화
“당연히 아니죠. 그냥 돈 버는 게 생각보다 꽤 재밌더라고요. 제이슨은 이미 본국으로 돌려보냈고 저도 스튜디오를 아예 한국으로 옮기려고 준비 중이에요.”
그 말을 들은 성가연은 무심결에 물었다.
“그럼 너 앞으로 한국에서 계속 살 거야?”
그러고는 불안한 눈빛으로 성시완을 쳐다봤는데 그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거절당했다고 낙담한 기색은커녕 오히려 담담하고 온화한 표정이었다.
성시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 정착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우리 어릴 때부터 여기서 자랐잖아. 익숙한 환경이 훨씬 편하긴 하니까.”
“하지만...”
성가연은 뭔가 더 말하려 했는데 성시완이 고개를 살짝 저으며 손짓으로 말렸다. 더는 그 얘기를 꺼내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 신호에 성가연은 결국 얌전히 입을 다물고 고개를 푹 숙였다.
심하윤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나 옆집에 좀 다녀올게. 저번에 보던 갑골문 아직 다 정리 못 했거든. 주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조만간 박물관에서 전시 요청 들어올 거래. 그 전에 마무리해야 해.”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고개를 숙인 채로 거실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성가연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성시완을 향해 돌아서서 살짝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랑 수희 아주머니가 얼마나 도와주려고 애쓰는데 오빠는 왜 그런 말만 해? 진짜 하윤이랑 잘될 생각 없어?”
그러자 성시완은 씩 웃으며 말했다.
“난 하윤이가 행복하면 그걸로 됐어.”
“쯧쯧...”
성가연은 혀를 찬 뒤 엄지를 치켜세웠다.
“와, 진짜 이렇게까지 헌신적인 짝사랑은 처음 봐. 오빠, 올해 최고의 짝사랑 호구상 수상 각이야.”
그러자 성시완은 그녀 머리를 톡 치며 말했다.
“그런 소리 하지 마. 그리고 이런 말은 절대 하윤이 앞에서 꺼내지 마. 괜히 곤란하게 만들기 싫으니까.”
그가 정말 바라는 건 그저 조용히 그녀 곁을 지켜주는 거였다.
성시완이 떠나자 성가연은 괜히 더 서운해져서 손수희를 향해 투정 섞인 눈빛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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