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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도강우는 심하윤이 온 걸 눈치챘는지 고개를 돌려 힐끔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시선을 피했다. ‘어라?’ 그러자 심하윤은 왠지 갑자기 들어가기 싫어져서 뒷걸음질 쳤다. “도련님, 하윤 씨 오셨습니다!” 그런데 그때 집사가 잽싸게 그녀를 안으로 밀어 넣고는 말을 끝내자마자 재빨리 문을 닫아버렸다. “아니, 이렇게까지 급하게 닫을 필요는 없잖아요...” 심하윤은 민망하게 방 안을 둘러보다가 시선을 도강우에게 돌렸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선생님 기분 안 좋으신 줄 몰랐어요. 혹시 제가 방해된 건 아니죠?” “괜찮습니다.” 도강우는 짧게 대답한 뒤 건너편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가 화난 건 아닌 것 같아 안심한 심하윤은 조심스레 자리에 앉았고 어두운 조명 아래 앉아 있는 남자의 표정을 살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무심코 눈이 마주쳤다. ‘잠깐만, 내가 저 눈빛을 어디서 봤었지?’ 그의 눈빛은 이상할 정도로 익숙했다. “절 보러 오신 건가요?” 도강우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렸고 그제야 자신이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던 걸 깨달은 심하윤은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선생님! 일부러 방해하려고 온 건 절대 아니고요. 사실 오늘은 볼 일이 좀 있어서 왔어요. 절대 괴롭히려고 온 건 아니에요...” 말을 뱉고 나서야 그녀는 머리를 쥐어뜯고 싶어졌다. ‘왜 이렇게 쓸데없는 말을 주절주절 늘어놓은 거야!’ 그녀가 얼굴이 붉어졌다가 창백해졌다가 다시 빨개졌다가 하는 걸 보며 도강우는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어, 웃었다!’ 그러자 심하윤은 눈이 반짝 빛났고 괜히 그가 좀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녀는 몸을 책상 쪽으로 조금 기울이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주 선생님, 혹시 실연 당하셨어요? 집사님한테 그렇게 들었는데요. 아니, 선생님처럼 완벽한 분도 차이다니, 그 여자가 보는 눈이 진짜 없나 봐요.” “제 잘못입니다.” 도강우는 잠깐 그녀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숙였다. “제가 오해했고 그 사람에게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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