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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바로 이때 도강우가 그녀를 성시완의 품에서 덥석 빼냈다. 심하윤은 너무 괴로운 나머지 낮은 비명을 질렀다. 머릿속에 굉음이 울리고 오장육부가 뒤집힐 것만 같았다. 그녀의 일그러진 표정에 도강우는 흠칫 놀랐지만 곧바로 맹비난을 쏘아붙였다. “불쌍한 척 연기하면 내가 마음 약해질까 봐?” 심하윤은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너무 아파서 마비될 것 같은 위를 움켜쥔 채 그녀가 야유 조로 말했다. “맞아, 내 연기 어때? 제법 불쌍해 보이지 않아?” 도강우의 눈가에 한기가 스쳤다. 한편 임다인은 심하윤 때문에 화난 도강우가 너무 한심했다. “언니, 강우도 다 언니 걱정돼서 그런 거잖아. 고집 좀 그만 피워.” 심하윤은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다가 또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난 괜찮으니까 언니가 강우랑 함께 병원 한번 가봐. 위 아프다면서?” “잔말 말고 따라와.” 도강우가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하윤아!” 이때 성시완이 걱정 어린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다. 심하윤은 무기력하게 미소를 지을 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심하윤!” 도강우가 또다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또 왜?” 그를 쳐다보는 심하윤의 눈빛은 차갑다 못해 일말의 감정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도강우는 별안간 또다시 짜증이 확 밀려왔다. 그는 죽일 듯한 시선으로 심하윤을 째려봤다. “가자 이만.” 하지만 심하윤은 더 이상 그에게 눈길조차 안 주고 성시완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살을 엘 듯한 고통을 꾹 참은 채 허리를 곧게 펴고 이제 막 발을 내디디려 하는데 도강우가 또다시 잡아당겼다. 중심을 잃은 심하윤은 익숙한 체취가 나는 그의 품에 와락 안겼다. 도강우는 그녀의 허리를 강제로 끌어안고 살벌한 기운을 내뿜었다. 서로 눈이 마주칠 때 심하윤은 마음속 깊이 씁쓸한 감정이 차올랐다. 그녀는 두 손으로 도강우의 가슴을 밀치면서 눈물이 북받쳤다. “이거 놔!” 이에 도강우가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몸부림쳐봐도 아무 소용이 없자 심하윤이 실실 비꼬면서 웃어댔다. “뭐야? 설마 질투한 거니 지금?” “뭐라고?” 도강우는 재빨리 그녀를 놓아주고 눈가에 혐오로 가득 찼다. “넌 아직 내 아내야. 한눈팔 생각 말고 밖에선 언행 조심해!” 도강우는 또다시 경멸의 눈길로 성시완을 쳐다봤다. “남자 없이 못사는 이딴 년이 뭐가 그렇게 좋아요?” “도강우!” 심하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능멸할 수 있을까? “하윤아...” 성시완은 걱정 어린 눈길로 그녀를 쳐다보다가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도강우 씨가 한 말 신경 안 쓰니까 걱정 마.” 그가 웃자 심하윤은 자괴감에 빠져서 머리를 푹 숙였다. 애초에 이리로 오지를 말았어야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도강우는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또다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곧이어 턱을 치키고 개미 새끼 쳐다보듯 성시완을 째려봤다. “아니면 남들 아내 넘보는 게 그쪽 취향인가?” “이봐요!” 성시완은 화나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에 도강우가 피식 웃으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하윤이 아직 내 아내예요. 부디 자중해요!” 아내라는 두 글자를 들은 순간 성시완의 눈가에 속상한 기색이 스쳤다. 그는 안쓰러운 눈길로 심하윤을 쳐다봤다. “도강우 씨, 사람 너무 강요하지 말아요. 하윤이가 싫다고 거부하잖아요!” “그래요?” 별안간 도강우는 심하윤의 턱을 꽉 짚고 강제로 머리를 들어 올렸다. 그녀의 눈가에 고인 눈물을 보더니 턱을 으깨버릴 것처럼 더 세게 짓눌렀다. “나랑 가기 싫어? 얘는 말이에요, 여기서 다 벗고 섹스하자고 해도 순순히 맞춰주는 애예요. 남자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발정 나는 년, 이딴 년 말을 믿을 수가 있겠어요?” 도강우는 허리를 숙이고 음침한 미소를 날렸다. “강우야...” 임다인의 눈가에도 분노의 눈물이 고였다. 도강우는 여느 때보다 화나 있었다. 심하윤을 증오해야 하는데, 그밖에 다른 감정은 생기지 말아야 하는데 왜 지금 임다인의 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심하윤만 뚫어지라 쳐다보는 걸까? 한편 심하윤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위의 통증은 마음의 통증을 반도 따라가지 못했다. 도강우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방탕한 여자로 여길 줄이야? “강우야.” 그녀가 나직이 불렀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눈빛도 차분해지고 목소리는 잔뜩 잠긴 상태였다. “너한테 다인이가 중요한 만큼 시완이도 나한테 중요한 사람이야. 정 그렇게 눈에 거슬리면 당장 이혼해...” “닥쳐!” 또 이혼, 도강우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그는 심하윤을 홱 뿌리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성시완을 째려봤다. 그러고는 심하윤을 질질 끌고 밖으로 나갔다.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걷는 것조차 힘든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매정하게 끌고 나갔다. 그렇게 차 안에 내던지고 옆자리에 올라탔다. “운전해!” 도강우의 차가운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심하윤은 마침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녀는 입을 움켜쥐고 몸을 움츠렸다. 이에 도강우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내가 그렇게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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