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그는 심하윤이 무슨 생각인지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아침을 먹었고 도강우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심하윤도 따라 내려놓았다.
그녀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 더 있어?”
그 말에 도강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조용히 계약서 한 장을 그녀 앞에 내려놓았다.
“어젯밤 네가 한 말, 벌써 잊은 건 아니겠지?”
그것은 대리권 계약서였다.
게다가 1급 대리권이었다.
도강우는 앞으로의 대리점 선정에도 자신이 먼저 심사하겠다는 조항까지 넣어두었다.
심하윤은 볼을 부풀리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이건 완전히 횡포잖아.’
그녀가 불만 가득한 얼굴을 하자 도강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횡포라고 느끼면 계약하지 않아도 돼.”
“계약할게.”
심하윤은 이를 악물었다.
도강우가 건넨 펜을 받아 든 그녀의 손은 미세하게 떨렸지만 주저하지 않았다.
끝까지 서명을 마친 후, 심하윤은 도강우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대리권 줄 테니까 성씨 일가는 건드리지 마.”
도강우의 미소가 순간 사라지더니 이내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계약서를 챙겨 한쪽에 내려놓고 검지로 표지를 두드리며 매섭게 심하윤을 꿰뚫어 보았다. 그 시선에는 위험한 기색이 감돌았다.
심하윤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설마 계약서만 받아내고 날 없애버리려는 건 아니겠지?’
“흥!”
도강우는 짧게 웃고는 순식간에 심하윤의 턱을 움켜쥐고 자신의 앞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도강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낮고 거칠게 경고했다.
“이제 넌 내 아내야. 다른 남자랑 바람피우는 걸 들키게 되면 넌 끝장이야. 그 남자도 무사하지 못할 거고.”
분노로 일그러진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심하윤은 순간 웃음이 터졌다.
그녀는 도강우의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
“내가 누구랑 있든 그건 내 일이야. 너는 임다인이나 잘 챙겨.”
그렇게 말을 마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등 뒤에서 의자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녀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도강우는 주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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