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만약 신도운이 너를 제대로 대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그 사람 떠나서 나한테 와. 사실 결혼에 큰 생각은 없지만 우리 집 양반이 워낙 결혼 타령을 심하게 해서 말이야... 집안도 맞고 어릴 때부터 서로 속속들이 알고 지냈잖아. 같이 가정을 꾸리면 많이 편할 거야. 그 대가로 내가 관리하고 있는 한경 그룹의 지분 전부를 너한테 줄게, 어때?”
이 말을 하는 한우빈의 얼굴에서는 속내가 쉽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눈 깊은 곳에는 숨기려 해도 감춰지지 않는 기대가 엿보였다.
원시아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심지어 조금 화가 나기까지 했다.
“고맙지만 사양할게! 난 신도운이랑 백년해로할 거거든!”
한우빈이 피식 코웃음을 쳤다.
“그건 두고 봐야지.”
“뭘 두고 봐? 신도운을 믿는 대신 바람둥이로 소문난 오빠를 믿으라는 거야?”
원시아가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받아친 건 처음이었지만 한우빈은 그저 웃기만 했다.
더 이상 반박하지도 않은 채 그는 돌아서서 여유롭게 손을 흔들었다.
“어쨌든 이 약속은 기억해 둬. 평생 유효하니까.”
그때는 그렇게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불과 3년 만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게 된 것이다.
한우빈은 망설임 없이 받아들였고 원시아를 데려온 뒤 부모님까지 잘 보살펴 주었다.
그 후 석 달 동안, 그는 한경 그룹에서 운용하던 자금을 써서 원씨 가문이 위기를 넘기도록 도왔고 사람을 붙여 원시아의 행적을 철저히 감췄다.
원시아는 진심으로 그에게 감사해하고 있었지만 그 외의 감정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밥 다 됐어. 아, 아기도 잠들었네... 정말 천사 같아.”
한우빈이 주방에서 나와 앞치마를 벗고 걷어 올렸던 소매를 천천히 내렸다.
그 순간 팔에 남은 손가락 길이의 오래된 흉터가 스쳐 지나가며 원시아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다물어 마음속의 미안함을 감춘 채 웃으며 말했다.
“아까는 작은 악마라더니 벌써 천사가 됐어? 정말 줏대가 없다니까.”
한우빈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아기를 받아 안아 아기 침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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