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며칠 동안 지승호는 모든 일정을 싹 다 미뤄 두고 지연우의 곁을 지키며 어떻게든 그녀에게 보상하려 애썼다.
고급 보석 매장.
지승호가 손을 한 번 흔들자, 점원 수십 명이 각양각색의 보석을 두 손에 받쳐 들고 줄줄이 지연우의 앞에 나와 섰다.
모든 보석을 한 바퀴 다 보여 준 뒤에야 지승호가 물었다.
“연우야, 마음에 드는 거 있어?”
지연우는 생각에서 돌아와 조용히 진열된 보석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제야 그녀는 눈앞의 반지가 낯익다는 걸 깨달았다.
한때 자신이 잠깐 가졌으나 결국 강유림의 손으로 넘어갔던 반지였다. 혹은 지승호가 꼭 사 줄 거라며 약속했지만 결국 강유림에게 건넸던 팔찌였다. 또 자신은 모조품만 받았는데 강유림은 정품을 가졌던 목걸이까지 있었다.
그것들이 모두 다시 조심스레 그녀의 앞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지연우는 더 이상 원하지 않았다.
말없이 서 있는 그녀를 보고도 지승호는 놀라지 않았다. 대역이라면 부담스러워 거절할 테고, 진짜 동생이라면 화가 나서 거절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점원에게 전부 포장해 달라고 했다.
아무리 많은 부자를 봐온 점원이라고 해도 지승호처럼 매장을 반쯤 비워가는 사람은 처음 봤다. 그들은 보석을 포장하면서도 속삭였다.
“지 대표님 정말 여동생을 아끼시네요!”
“나도 저런 오빠 있으면 꿈에서도 웃으며 깰 텐데.”
“지연우 씨가 부러워요, 진심으로!”
지연우는 그 말들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듣고만 있는 속은 아주 씁쓸했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런 오빠가 처음부터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남의 말만 믿고 여동생을 수없이 다치게 한 오빠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두 사람이 매장을 나서던 중, 지연우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 시선을 따라가 보니 길 건너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지승호의 뇌리에 오래전 기억이 번쩍 떠올랐다.
어린 시절의 지연우는 아이스크림을 유독 좋아했다. 여름이 오기도 전에 집 냉동고 두 칸은 온통 지연우가 좋아하던 아이스크림으로 꽉 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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