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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병원, 병실 앞 복도. 굳은 얼굴의 의사가 지연우에게 지승호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었다. 뇌진탕이 조금 있고, 왼쪽 다리가 골절되었다고 했다. 한 달 정도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연우는 멍하니 허공만 바라볼 뿐 한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했다. “지연우 씨? 지연우 씨.” 의사가 몇 번이나 부르자 그제야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알겠다는 듯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의사가 떠나자 지연우는 유리창 너머 침대에 누운 지승호를 바라봤다. ‘안타깝네, 그냥 즉사했어야 하는데.’ 하지만 그녀는 곧 생각을 바꿨다. ‘그래, 이렇게 죽으면 너무 싱겁지.’ 그녀는 머릿속에 잠들어 있던 시스템을 불러냈다. “시스템, 다시 확인할게. 나를 해쳤던 사람들을 지옥에 보낸다는 게 반드시 죽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 시스템은 금방 긍정적인 대답을 줬다. 상대가 대가만 치르게 하면 된다고 말이다. 느긋하게 웃은 지연우는 복수의 밑그림을 떠올렸다. 나름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 같았다. 해 질 녘, 지승호가 눈을 떴다. 첫눈에 들어온 건 침대 옆에 엎드려 깊이 잠든 지연우였다. 그의 눈빛이 순간 멍해졌다. 머릿속에는 오래전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지승호는 어릴 적에도 몇 번 병원에 입원한 적 있다. 그때의 지연우는 너무 어려서 병원에 오래 있기 힘들었다. 그래서 초저녁이 되면 부모님이 내일 다시 오자고 약속하며 집에 돌아가고는 한다. 그런데도 지승호와 떨어질 수 없었던 지연우는 번마다 집사에게 몰래 부탁해 병원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그는 새벽에 눈을 뜰 때마다 어린 동생이 침대 곁에 웅크려 자는 모습을 봤다. 그때처럼 가슴이 따뜻해졌다. 지승호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조심스레 지연우를 들어 올려 옆 간이침대에 눕혔다. 그 위에는 담요까지 덮어줬다. 돌아서기 전에는 그녀의 이마를 살짝 쓰다듬었다. 어릴 때처럼 악몽을 쫓고 좋은 꿈을 꾸라고 속삭이는 듯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는 보지 못했다. 그가 눈을 감은 직후, 지연우가 번쩍 눈을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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