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화
목소리도 충분히 컸고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더할 나위 없이 노골적이었다.
노윤서는 보기 드물게 얼굴이 붉어졌고 이서희가 떠난 뒤에야 약간 민망한 목소리로 하재호에게 말했다.
“서희가 어려서부터 좀 시끄럽고 솔직한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뭘 신경 써?”
하재호가 웃으며 되물었다.
“네 사촌 동생이 날 형부라고 부른 거? 아니면 방금 사랑 넘치는 시간 보내라던 거?”
정말이지... 하재호는 때와 장소도 가리지 않고 노골적으로 야릇한 분위기를 잡고 있었다.
하재호는 예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한때 그렇게 공과 사 구분하던 사람이었는데 결국 사랑 앞에서는 모든 게 무너져 버렸다.
강유진은 그런 그를 보며 낯설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치 한 번도 알던 적이 없었던 사람 같았다.
어쩌면 그동안의 모든 일은 전부 백일몽처럼 덧없는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사랑했던 건 ‘하재호'라는 현실의 남자가 아니라 자신의 환상이 만들어낸 ‘하재호'였을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그녀는 지금껏 자신의 헌신에 스스로 감동하며 살아온 것일지도 몰랐다.
노윤서는 민망해서인지 하재호의 말을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몰랐다.
마침 강유진이 허재열을 부축하며 지나가자 노윤서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왜 그래. 사람도 있는데...”
하재호는 강유진을 무심하게 한 번 바라보고는 아무런 감정의 파동도 없이 시선을 거두었다.
강유진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두 사람 앞을 그대로 지나쳐 길가로 나가 택시를 잡았다.
노윤서는 하재호를 바라보았다.
하재호는 그녀에게 차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가자.”
“응.”
노윤서는 차에 오르기 전에 강유진이 떠난 방향을 힐끗 보고서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비웃음이 섞인 그런 미소였다.
그동안의 관찰로 그녀는 이제 확신했다. 하재호는 더는 강유진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것을.
오히려 더 냉담하기만 했고 여자에게 품은 남자의 소유욕 같은 건 전혀 없었다. 그러니 강유진이 하재호 곁에 7년을 있었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7년이라는 세월 동안 하재호는 강유진의 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