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화
한편 강유진은 허재열을 부축한 채 길가에서 거의 십 분은 기다린 끝에야 택시를 잡았다.
찬바람에 술이 절반쯤 깼는지 허재열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돌기 시작했다.
자신이 강유진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오히려 폐만 끼쳤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앞으로는 이런 술자리 있으면 내가 알아서 할게요. 굳이 대신 마실 필요 없어요. 나도 감당할 수 있으니까.”
강유진이 그에게 말했다.
“내가 술이 약한 건 알아요. 그대로 조금이라도 대신 마셔주면 유진 씨가 한 잔이라도 덜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어요...”
그 한마디가 차가운 신성의 밤공기를 잠시나마 따뜻하게 녹이는 것 같았다.
강유진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허재열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아요?”
그 말에 강유진은 다소 의아했다.
‘내가 그렇게 안 좋아 보였나?'
허재열은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까 차 지나갈 때요... 하 대표님 봤어요. 유진 씨 앞에서 창문을 닫더라고요.”
강유진은 그가 말하지 않았더라면 기억도 안 났을 거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이건 진심으로 하는 말이었다. 허재열이 그녀의 말을 믿든 말든 상관도 없었다.
“어차피 세상에 영원히 함께할 사람도, 꼭 옆에 있어야만 사는 사람도 없거든요. 누군가 옆을 떠난다고 해도 세상은 그대로 돌아가니까요.”
...
다음 날 아침 일찍 누군가 노윤서의 방 문을 두드렸다.
노윤서는 하재호인 줄 알고 반갑게 문을 열었는데 뜻밖에도 문 앞에 서 있던 사람은 서태우였다.
“놀랐지? 완전 서프라이즈지?”
“서태우는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있었고 방금 비행기에서 내려 이곳으로 온 것 같은 차림이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
노윤서는 진심으로 놀랐다.
“당연히 누나한테 배우러 왔지!”
서태우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재호 형은? 아직 안 일어났어?”
“응.”
“아, 내가 눈치 없이 누나랑 형 좋은 분위기 깨는 짓을 했네!”
서태우가 이마를 ‘탁' 치며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은 사람처럼 행동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