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현장에 있던 많은 이들이 노윤서 쪽을 바라보았고 그중에는 오늘 막 인맥을 쌓은 투자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시선만으로도 노윤서는 얼굴을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웠다.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직접 준비한 PPT 안에 왜 유노이안의 데이터와 이미지가 들어 있었는지를.
노윤서의 뺨은 불에 덴 듯 뜨겁게 달아올랐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이런 굴욕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던지라 고개를 들어 하재호의 얼굴을 볼 용기도 없었다.
행여나 그의 얼굴에서 실망의 기색을 보게 될까 봐 두려웠다.
그리고 혹시 그가 지금 눈부시게 빛나는 강유진에게 마음을 빼앗기지는 않았을까 겁나기도 했다.
하재호는 노윤서가 비난받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조용히 말했다.
“돌아가자.”
아직 AI 정상회의는 끝나지도 않았지만 하재호는 그녀를 먼저 데리고 나가기로 했다.
서태우에 대해서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같은 시각 서태우의 표정은 복잡하기 그지없었고 충격과 믿을 수 없음으로 가득해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
‘유노이안이 강유진의 것이라고? 그럴 리가!!!'
하지만 눈앞의 사실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던지라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단톡방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빨리 강유진 굴욕 영상을 올려달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짜증이 난 서태우는 폭발해 결국 그들에게 꺼지라는 말을 남겼다.
[무슨 일 있어?]
서태우는 상황을 설명할 기분도 아니었기에 단톡방을 아예 나가 버렸다. 지금 망신을 당한 건 강유진이 아니라 바로 그였으니까.
노윤서는 하재호의 보호를 받으며 먼저 건물을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오고 사람들의 시선이 사라지고 나서야 노윤서는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다.
뭔가 말을 하고 싶었으나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하재호는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를 달래주었다.
“너무 풀이 죽지 마. 어쨌든 네 프로젝트로 후보에 들었잖아. 그 자체로도 이미 성공이야.”
그 말에 노윤서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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