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화
구석의 조명은 어두웠고 남자의 차가운 옆모습만 희미하게 드러났다.
그의 손끝에는 여전히 피어오르는 담뱃불만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담배 냄새가 너무 짙어서인지 강유진은 더 이상 그 여자의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
그 남자가 얼마나 오래 피웠는지 재떨이에는 이미 일곱 개가 넘는 꽁초가 쌓여 있었다.
강유진의 기억 속 하재호는 비흡연자였다.
창업 초기에 스트레스가 가장 심할 때조차 그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일과 사랑이 모두 잘 풀리고 있는데 왜 갑자기 피우지도 않던 담배를 피우는 것인지 몰랐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만 강유진은 그저 잠깐 궁금했을 뿐, 답이 무엇이든 이제는 알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하재호를 무시한 채 식당으로 돌아가 식사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막 발을 내딛는 순간 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늘 그렇듯 차갑고 비꼬는 듯한 어투였다.
“작은 프로젝트 하나 성공했다고 이렇게 거만해진 거야? 강유진, 예전에는 네가 이렇게 배은망덕한 사람인 줄은 몰랐네.”
그 말을 들은 강유진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가슴이 콕 찔린 듯 아팠다.
‘뭐? 배은망덕?'
‘여태 날 그렇게 보고 있었던 거야?'
그러나 하재호는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말했다.
“강유진, 네가 나한테 아직 빚진 게 있다는 거 잊지 않았지?”
그는 일부러 과거의 일을 끄집어내며 예전처럼 그녀가 다시 굴복하기를 강요했다.
하재호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와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의 눈빛은 싸늘했고 강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다만 표정은 담담했을 뿐 그 눈동자는 깊고 끝이 보이지 않은 짙푸른 바다 같았다...
그 안에는 쉽게 읽히지 않는 감정도 숨어 있었다.
예전의 강유진이었다면 그 마음을 어떻게든 읽어내려고 했을 것이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강유진은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의 시선을 받아치며 또렷하게 말했다.
“하재호 씨한테 빚진 건 이미 다 갚았어요. 이제 난 아무것도 빚지지 않은 거예요.”
하재호는 냉담하게 되물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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