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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고려할 일은 없을 겁니다. 노 이사님, 더는 찾아와 방해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러자 노윤서는 미간을 구겼다. 그녀는 허재열이 눈치가 없어도 이렇듯 눈치가 없을 줄은 몰랐다. 머리가 어느 정도 똑똑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신을 선택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허재열은 몇 번이나 자신을 거절해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노윤서는 잠시 눈살을 찌푸리더니 갑자기 무언가 눈치챈 듯 말했다. “허재열 씨, 강유진 씨를 좋아하죠?” 아니면 그가 이렇듯 편을 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요?” 허재열은 담담하게 그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그저 강유진에게 고백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옆에 다가가는 것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까지 그 마음을 숨길 생각은 없었다. 노윤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허재열을 스카우트하지 못하는 건 아쉬웠지만 만약 두 사람이 이어진다면 오히려 속이 후련할 것 같았다. 그녀는 그런 결말이라면 기뻐해 줄 마음조차 있었다. 그리고 프로젝트는... 허재열을 데려오지 못한다면 허재열의 팀원을 데리고 오면 되었다. 그들은 허재열처럼 강유진에게 충성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허재열보다 더 쉬울 것이었다. 강유진에게는 허재열과 그의 기술력이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하재호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감정이라는 건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이었기에 강유진이 영원히 잘 나갈 거란 법은 없었다. 강유진은 두 사람이 헤어진 후에야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바로 룸으로 돌아가지 않고 맞은편에 서 있는 그 사람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하재호는 그녀가 이곳에 나타난 직후 나타났다. 서로 알 수 없는 묘한 호흡 속에서 둘 다 말없이 벽 너머의 대화를 엿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다. 그 시간 내내 두 사람은 묵묵히 서로를 보았다. 하재호는 의자에 기대 있었던지라 그림자 속에 가려져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강유진은 그런 그를 똑바로 보며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하 대표님,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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