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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7년 사귄 게 뭐 어때서. 남자라면 후발주자인 나도 정복할 수 있어. 일도 마찬가지고.’ 강유진은 노윤서가 자신을 의식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수위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같은 날 파티를 잡은 것도 모자라, 호텔까지 똑같은 곳이라니. 주채은에게서 이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 강유진은 허탈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쪽이 좀 피해 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 주채은이 조심스레 물었다. 지금은 노윤서의 기세가 가장 강한 시기였다. 정면으로 맞붙었다가 괜히 유노이안만 손해 볼 수도 있었다. 행사 장소를 옮기는 게 차라리 낫다는 의견이었다. 며칠 전이었다면 강유진은 그 말에 동의했을지도 모른다. 괜한 감정싸움은 그녀의 스타일이 아니었으니까. 그녀에게 중요한 건 늘 프로젝트의 이익과 발전 방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이제 더는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주채은은 강유진의 속마음이 어떤지는 몰랐지만 그녀가 내린 결정이라면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 믿었다. 그래서 더 묻지 않고 전적으로 그녀의 판단에 따랐다. 허재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강유진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3일 뒤, 유노이안의 발표회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 소식을 들은 노윤서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렸다. ‘생각보다 어리석은 선택을 내렸군. 강유진이라면 좀 더 영리할 줄 알았는데 내가 과대평가했네?’ 오히려 잘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강유진이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알게 될 테니까. ‘강유진은 외모 빼고 가진 게 뭐가 있나. 그걸로 무슨 경쟁을 하겠다는 거지? 하지만 내가 가진 건 그저 얼굴뿐이 아니라고.’ 며칠 전 하재호가 술에 취해 강유진을 찾아갔던 일이 조금 신경 쓰였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남자는 한때 자기 것이었던 여자를 완전히 잊지 못하는 법이다. 그 정도 감정쯤은 노윤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도 종종 서동민의 근황을 훑어보곤 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마음이 남아 있는 건 아니었다. 서로의 이익과 선을 지키며 사는 게 어른의 방식이었다. 게다가 하재호가 정말로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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