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화
강유진은 일부러 시간을 내 하민욱의 생일 자리에 참석했다.
며칠 전 하재호가 초대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의 말에 대답하기도 귀찮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 온 것도 하재호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온 방문이었다.
하씨 저택에 온 건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대문 앞 풍경은 예전 그대로였다.
문이 살짝 열려 있어 손으로 살짝 밀기만 해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거실에 앉아 있던 하민욱은 통유리 너머로 강유진을 보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도우미 신수지에게 무언가 짧게 말했다.
신수지는 반갑게 나와 그녀를 맞으며 활짝 웃었다.
“유진 씨 왔네요! 이제 정말 다 모였네요.”
‘다 모였다고? 설마 하재호도 온 건가?’
강유진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이해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보다는 노윤서가 여기 있는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상관 없었다.
노윤서가 있든 없든 오늘 그녀가 온 이유는 오직 하민욱 때문이었으니까.
다른 사람은 아무 상관없었다.
그래서 강유진은 담담히, 당당한 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섰다.
거실에는 하민욱만 있었다. 하재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민욱은 차를 마시고 있었다.
강유진은 들고 온 선물을 건넸다.
“이거 제가 직접 구한 대홍포예요. 원산지에서 공수해 왔어요. 아저씨, 한번 맛보세요.”
“좋지.”
하민욱은 호응하듯 직접 차를 우리고 그녀에게 한 잔을 따라 주었다.
강유진은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았다.
하민욱은 한 모금 마시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찻잎이군. 이런 고목차는 구하기 힘들 텐데 신경 썼구나.”
“친구 도움을 좀 받았어요. 그 친구 고향이 바로 그쪽이라.”
강유진이 부드럽게 설명했다.
옆에 있던 신수지가 웃으며 거들었다.
“재호 씨도 똑같은 대홍포를 선물했어요. 두 사람 통했네요. 미리 약속이라도 한 거예요?”
강유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담담히 대답했다.
“통했다면 같은 걸 고르진 않았을 거예요.”
마침 그때, 하재호가 주방에서 국을 들고 나왔다.
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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