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화
입안에 퍼지는 맛이 낯설지 않았다.
어디선가 이 맛을 먹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강유진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숟가락을 다시 들었다.
그녀는 미식가도, 요리 평론가도 아니었다.
맛을 체계적으로 구분할 정도의 예민한 미각은 없었다.
그래서 두 번째로 맛을 봤을 때는 그 묘한 익숙함도 금세 사라졌다.
‘삼계탕 맛이야 다 거기서 거기겠지.’
강유진은 그제야 국그릇을 내려놓으며 짧게 말했다.
“괜찮네요.”
그제야 하재호가 조용히 몸을 돌려 주방 안으로 들어갔다.
신수지도 숟가락을 들어 한입 맛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조금 달지 않아요? 재호 씨, 설탕 넣은 거예요?”
하민욱이 잔기침을 하며 말했다.
“이 녀석은, 아버지가 당뇨 때문에 당 조절하는 거 뻔히 알면서 설탕은 또 왜 넣어?”
강유진이 그 말을 받았다.
“아저씨, 너무 많이 드시지 마세요.”
상 위에는 음식이 제법 풍성했다.
신수지의 말에 따르면 그중 네 가지가 하재호의 손에서 나온 요리였다.
그리고 묘하게도 그 네 가지는 모두 강유진이 좋아하던 메뉴였다.
그녀는 잠시 젓가락을 멈췄다.
하재호가 노윤서에게 푹 빠져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이건 우연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예상 밖이었던 건 하재호의 요리 실력이 의외로 괜찮다는 점이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조금 달았다.
그래도 신수지가 만든 음식 덕에 하민욱이 입맛을 잃을 일은 없었다.
식사가 절반쯤 지났을 무렵, 갑자기 하재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는 강유진 바로 옆에 앉아 있었기에 화면에 뜬 이름이 자연스레 눈에 들어왔다.
노윤서.
하재호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나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
꽤 오랜 시간 돌아오지 않았다.
강유진은 아무렇지도 않게 식사를 이어갔다.
신수지만 괜히 투덜거렸다.
“재호 씨도 참, 무슨 전화가 이렇게 길어요? 밥 다 식겠네. 이런 날씨에는 금방 차가워진다니까!”
노윤서의 전화라면 길어질 만도 했다.
정말로 한참이 지나서야 하재호가 돌아왔다.
그가 들어오자 신수지가 잔소리를 이어갔다.
“전화받으러 나갈 때는 외투라도 입고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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