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화
서태우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결국 휴대폰을 꺼내 강유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한참 동안 ‘1’ 표시가 그대로였다.
그리고 강유진의 프로필 배경 화면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차단당했다는 걸.
할 수 없이 그는 하재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재호 형, 나 좀 도와줘.”
“무슨 일이야?”
“강유진이랑 연락 좀 닿게 해줄 수 있어? 나 진짜 중요한 일로 연락해야 하는데 나 차단당했어. 부탁 좀 해.”
잠시 침묵이 흐른 뒤, 하재호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한데 나도 차단당했어.”
“뭐라고?”
서태우는 그야말로 벼락이라도 맞은 표정이었다.
하재호조차 차단이라니, 이건 말이 안 됐다.
그가 아는 강유진은 하재호에게 순종적이었다.
그의 말이라면 뭐든 따랐고 늘 곁을 맴돌던 사람 아닌가.
“7년 동안 그렇게 매달리더니 이제 와서 손절을 해?”
그녀가 하재호를 위해 그동안 쏟은 시간과 마음은 뼈가 부서져도 이어지는 인연이라 믿을 만큼 깊었다.
회사에서 사직서를 낸 것도 모두들 잠깐의 감정싸움이라고 여겼다.
결국 다시 하재호의 곁으로 돌아가 언제나처럼 순종적인 ‘충견’으로 남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심지어 회사를 차려서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도 서태우는 그저 하재호의 시선을 끌기 위한 쇼라고 생각했다.
모든 게 하재호의 시선을 끌기 위한 행동인 줄 알았는데 그 하재호조차 차단당했다고?
“이제는 형 말도 안 듣는 거야?”
“응.”
하재호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서태우는 괜히 위로랍시고 말했다.
“괜찮아, 형. 윤서 누나 있잖아. 그러면 됐지, 뭐.”
뚝.
전화는 그 한마디 뒤에 바로 끊겼다.
신호음을 들으며 서태우는 멍하니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위로가 좀 별로였나? 왜 형 기분이 영 별로인 것 같지?’
그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지금 자기 앞길이 더 막막했다.
하재호의 기분을 신경 쓸 여력 따위 없었다.
지금은 강유진의 마음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가 문제였다.
다음 날, 서태우는 또다시 화영캐피탈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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