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화
하재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맞아요. 추운 날에 밖에서 기다린다고 하니까 마음이 아프네요.”
강유진은 그의 말을 듣고도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세 사람은 인사를 나눈 후 흩어졌다.
강유진은 곧바로 주채은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나를 데리러 와줄래? 주소를 보낼 테니 이쪽으로 와.]
봄이 다가왔지만 밤바람은 아직도 차가웠다. 봄비가 내릴 때면 겨울보다 더 추워서 온몸이 덜덜 떨렸다.
노윤서는 차 안에서 기다릴 수 있었지만 일부러 길가에 서 있었다. 곤경에 빠져도 하재호는 여전히 그녀의 편에 설 거라고 강유진한테 과시하고 있었다.
노윤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강유진을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하재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재호야.”
하재호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추운데 왜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빨리 너를 만나고 싶어서 그랬지.”
노윤서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하면서 웃었다.
“두 분이 좋은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요. 저도 이만 들어가 볼게요. 하 대표님, 강 대표님, 노 이사님.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만나요.”
손형주는 손을 흔들고는 차에 올라탔다. 그의 차량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 하재호는 노윤서의 차에 타면서 말했다.
“강 대표님, 이만 가볼게요.”
강유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하재호를 거들떠보기도 싫었다.
노윤서의 차량마저 사라지자 길가에 강유진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서 옷깃을 여몄다.
강유진은 저도 모르게 몸을 덜덜 떨면서 주채은을 기다렸다.
“밖에서 기다린다고 하니까 마음이 아프네요.”
그녀는 하재호가 이런 말도 할 줄 아는 사람인 걸 이제야 알았다. 그의 비서로 일하면서 늘 밖에 서서 기다렸다.
하재호가 회의에 참석했을 때 문밖에 서서 몇 시간 동안 대기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강유진이 처음 하이힐을 신던 날에 점심부터 저녁까지 줄곧 서 있었다. 집에 돌아가 부은 다리를 주무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강유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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